일상

[일상] 판교를 거닐다. 일상의 행복을 찾는 방법

거인의서재 2022. 9. 20. 21:53

    오늘은 판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판교에 있다. 서비스 기획자를 꿈꾸었던 시절부터 판교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판교역에 내리면 멋진 오피스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역 바로 근처에는 크래프톤, 네이버 클라우드, 카카오 오피스가 눈에 들어온다. 판교역 1번 출구를 따라 운중천을 건너면 안랩과 한글과 컴퓨터 오피스가 보이고 왼쪽 길을 따라 오피스 단지로 들어가면 판교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NC소프트 건물부터 시작해서 넥슨, NHN, SK커뮤니케이션 등 우리가 익히 들어알고 있는 회사들의 이름이 보인다. IT대기업들이 몰려있는 곳이었기에 아마도 많은 개발자들과 기획자들에게는 상징적인 장소일 것이다. 판교에 올 때면 여기서 일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리고 그 꿈이 정말로 이루어졌다. 사실 처음 입사를 했을 때만 해도 얼떨떨했었는데 판교 생활이 조금 익숙해지고 난 지금은 판교에 있다는 사실이 정말 좋다. 판교는 정말로 자연이 잘어우러진 도시이다. 아침/저녁 출퇴근 길에는 항상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곤 하는데 물이 흐르는 작은 천과 주위를 감싸는 나무들이 편안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여느 오피스 단지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삼성, 선릉, 강남, 서초 등의 오피스 단지에서 느껴지는 삭막함과 답답함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비교적 건물의 높이가 낮은 편이고 건물 간의 간격도 넓은 편이다. 20층을 넘어가는 건물이 있을까 싶다. 우리 회사 건물이 10~15층 사이인데 다른 건물들도 대개 높이가 비슷하다. 공원도 크게 조성되어 있어 조금만 걸어나가면 5분에서 10분 안에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근처 공원을 걷는 동안은 하루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이다. 강남에서 일할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가을은 어떤 계절이냐고 물어보면 오늘을 보여주고 싶다. 사무실에 앉아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날씨여서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그늘이 진 벤치에 누워 잠시 낮잠을 청했다. 이렇게 좋은 날 점심을 먹고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있으니 정말 행복했다. 출근을 한 게 아니라 나들이를 나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보다 더 큰 복지가 있을까? 회사가 이렇게 좋은 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더할 나위가 없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나에게 주어진 것이 정말로 많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 복을 받은 사람이구나 내가 정말 운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삶에 또 한번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다. 오늘도 이렇게 멋진 선물을 받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고개만 돌리면 받을 수 있는 선물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나는 만족하고 있더라도 주위에 있는 누군가는 불만족하게 지내기도 한다. 모든 것은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이니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다만, 나는 고개를 돌려 나에게 온 선물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을 뿐이다. 나에게 오는 선물을 생각하면 삶이 더 충만해진다.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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