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령 첫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8주간의 긴긴 연수가 끝나고 나면 본사에 모여서 발령을 받는다. 발령을 받으면 바로 다음날부터 지점으로 출근을 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부산이든 제주도든 바로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령지를 알려준 건 오후 3시쯤이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발령지를 확인했을 때,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그렇게 가기 싫었던 지방으로 발령을 받은 것이다. 지방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답답했다. 그것도 당장 다음날부터 출근이니 마음을 추스릴 여유도 없었다. 당시에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방을 정리하고 이사를 할 생각을 하니 짜증도 나고 화도 몰려왔다.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가 짐을 챙겨야했다. 본사에서 나와 자취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