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 시리즈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1) -나는 왜 은행에 지원했는가-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2) -서류전형, 자소서 (상편)-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3) -서류전형, 자소서 (중편)-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4) -서류전형, 자소서 (하편)-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5) -필기전형, 인적성 혹은 NCS-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6) - 1차 면접(상편) -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7) - 1차 면접(중편) -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8) - 1차 면접(하편) -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9) -최종 면접-
지난번에 이어 1차 면접에 대한 이야기를 마저 적는다.
PM 12:00 - 01:30 점심시간
토론 면접이 끝나고 나면 조원들 그리고 면접관님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이동한다. 연수원에는 식당이 마련되어 있는데 꽤 괜찮은 메뉴가 나왔었다. 신한은행 연수원 식당은 상당히 맛있는 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먹었던 점심과 비교해보면 연수원 밥은 이보다는 훨씬 더 맛있다. 5성 호텔급 요리는 아니지만 준수하다. 12명 정도가 나란히 붙어있는 3개의 테이블에 함께 앉는다. 아마 낯을 많이 가리거나 긴장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라면 점심 식사 자리가 상당히 불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불편하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고 편안하게 점심을 먹긴 했다. 면접관 분 중 한분과 대각선으로 앉아서 밥을 먹었었다. 밥을 먹으면서 간단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었는데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연수원 밥이 맛있다는 이야기와 아침에 했었던 알고리즘 테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PM 01:30 - 03:30 논술시험 및 심층면접
점심을 먹고 나서는 논술시험이 있었다. 지원자들이 모두 큰 강의실 같은 곳에 모인다. 그리고 나면 스크린에 그날의 주제가 제시된다. 그리고 주제를 보고 나의 생각을 분량 제한없이 작성해서 제출하면 된다. 주제는 부동산 시장과 금리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조금 특이한 점은 한두줄짜리 주제만 주어지고 제시문 등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주제를 보고 머리속에 있는 지식을 동원하여서 내용을 작성해야 한다. 대학교 중간 기말고사를 볼 때 흔히 쓰는 긴 종이에 답안을 작성했었는데 여기에 1페이지 반 정도의 분량을 적어서 냈었다. 답을 적는 것 자체는 사실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만 내가 아는 지식이 거의 없어서 정말 피상적이고 추상적으로 답안을 적었던 것이 기억난다. 중고등학생 수준의 답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논술이 그렇게 크게 당락에 영향을 주었을까 싶다. 그리고 다른 지원다들 대다수도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작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거시적인 경제 이슈에 대해 깊이 있게 답을 작성할 수 있는 지원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도 당락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 것 같다.
논술을 보는 중간에 심층면접도 함께 진행이 되었었다. 심층면접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성면접이다. 하루 종일 함께 계셨던 면접관 2분이 들어오시고 2대1로 면접을 보게 된다. 논술을 보는 중간에 차례가 되면 별도 면접 장소로 이동하면 되었다. 나는 논술시험 시간이 절반 정도 지났을 때 차례가 왔고 면접 장소로 이동했다. 하루 중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다른 전형들은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인성 면접에서는 내가 정말로 은행에 가고 싶은지 아닌지가 쉽게 드러나기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봐도 준비가 부족했었기 때문에 긴장되는 건 너무나 당연했다. 그래도 면접 스터디원들과 모의 면접을 한두번이라도했던 덕분에 자신감이 조금은 있었다.
심층면접은 15~20분 정도 진행된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다. 긴장이 되어서 버벅거리면서 소개를 했었다. 그리고 나서 내가 했던 활동들에 대해서 묻는 질문들이 두세개 정도 나왔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지원동기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첫번째는 "신한은행을 언제 처음 알게 되었는가?"라는 물음이었다. 신한은행은 군대에서 나라사랑카드를 쓰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고 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보다 신한은행을 접한건 그보다 훨씬 더 전이었다. 왜냐하면 신한은행이 한동안 스타리그(스타크래프트1 프로리그를 말한다)의 후원사였기 때문이다. 이걸 미리 생각해서 말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다음 질문은 "은행 지점을 방문해보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가보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답변을 했다. 당연히 이어지는 질문은 "왜 가보지 않았는가?"였다. 내가 지점에 가서 경험할 수 있는 업무가 입출금 창구 밖에 없어서 크게 느낄 수 있는게 없을 거 같아서 가지 않았다고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붙었나 싶기도 하다. 아마 4대 은행들의 지점들을 모두 방문해보고 이를 비교해서 생각을 정리해둔 지원자가 있었다면 가장 먼저 합격을 받았을 것이다. 내가 붙은 걸 보면 나처럼 지점을 가보지 않은 지원자가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는 내가 진짜 신한은행을 오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자소서 답변을 지목하면서 다른 회사에 그대로 붙여써도 전혀 이상할게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함께 덧붙이셨다. 답변을 생각하면서 면접관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긴 했다. 왜냐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접관님 질문에 웃으면서 "네 맞습니다"하고 대답을 했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날카로운 질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보였던게 꽤나 긍정적인 인상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신한의 5대 가치를 들면서 답변을 해나갔다. "고객지향, 상호존중, 변화주도, 최고지향, 주인정신이라는 5가지 정신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가치를 지향하는 곳이라면 나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식의 답변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추가 질문으로 5가지 가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도 있었다. 그런데 이를 무엇이라고 답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찌저찌 이 정도 답변을 했을 때쯤 다행히 시간이 종료되었다. 면접을 마치고 나서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논술 답안지를 마무리하여 제출하였다.
PM 03:30 - 04:30 인성검사
마지막 시간에는 흔히 인성검사라고 불리는 시험을 치렀다. 사실 시험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검사이기 대문이다. 어느 기업에서나 하는 인성검사 문항을 읽고 OMR 카드에 답안을 적었다. 인성검사에서는 특별한 점은 없었다.
PM 04:30 - 05:00 면접종료 및 선물/면접비 수령
인성검사가 끝나고 나서 다시 처음 모였던 강당으로 돌아갔다. 처음에 이야기를 못했었는데 아침에 핸드폰을 걷어갔었다. 그래서 핸드폰도 다시 돌려 받았다. 이후에는 간식과 면접비를 나누어주셨다. 작은 간식상자를 받았었는데 샤인머스캣이랑 조그만 초코머핀이 들어있었다. 면접비는 현금으로 5만원이나 받았었다. 신한은행 봉투에 깨끗한 5만원권이 들어있었다. 신한은행만큼 면접비를 잘 챙겨주는 회사는 없었다. 그것도 깨끗한 지폐와 봉투까지 함께 말이다. 면접비까지 수령하고 나면 면접이 진짜로 종료가 된다. 이후에는 처음에 타고왔던 버스를 타고 다시 신한은행 본점으로 되돌아간다.
PM 05:00 - 06:00 신한은행 본점으로 이동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버스로 달려 다시 서울에 도착했다. 10월이었으니 이미 하늘은 컴컴해져있었다. 하루를 꼬박 면접에 쏟고 나니 적당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버스에서 내려 같이 면접을 보았던 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지하철을 타러 이동했다. 2차 면접 때 다시 만나자는 인사와 함께 하루를 마쳤다.
하루를 꼬박 보는 면접은 신한은행 1차 면접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사실 자소서에서도 인적성에서도 탈락한 곳이 많아서 면접 기회가 많지 않기는 했다. 하지만 면접을 더 보았어도 이렇게 종일 면접을 보는 곳은 없었을 것이다. 맛있는 밥도 먹고 간식도 받고 면접비까지 벌 수 있어서 좋은 하루였다고 생각했다. 취업 준비를 할 때는 면접비 5만원이 정말 큰 돈이었다. 어느덧 그때처럼 다시 10월이 찾아왔다.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 그때의 공기가 조금 느껴지는 듯하다.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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