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서 UX 불변의 법칙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한다. 오늘 다룰 원칙은 풀 프루프와 일관성이다.
먼저, 풀 프루프이다. 영어로는 foolproof 라고 한다. 직역하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못 사용해서 망가뜨리지 못하게 막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조금 더 넓은 의미로는 사용자들이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돕는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며 제품이 의도했던 기능을 수행하도록 유도한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책에서는 풀 프루프를 실천하기 위한 3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Remind(상기), Alert(경고), Force(강제)가 그것이다. Remind는 무언가 잊은 것은 없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제품을 결제하기 전에 000원 어치의 물건을 더 담으면 배송비가 할인된다고 알려주거나 우유를 담은 고객에게 시리얼이 필요하지 않은 지 물어보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흔히 쓸 수 있는 기법이다.
Alert은 웹/모바일 서비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언가 잘못된 정보를 입력했을 때 이를 알려주거나 우리의 최종 액션을 확인 받을 때 쓰인다. 워드에서 글을 쓰다가 닫기 버튼을 누르면 저장하시겠습니까?라는 확인창이 뜨는데 이것이 얼럿의 일종이다. 특정 액션이 불가능하거나 혹은 특정 액션을 했을 때 복구가 어려울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 주로 사용한다.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사용자에게는 결제하시겠습니까?라는 확인창을 한번 더 띄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반면에 몇 천원짜리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이런 얼럿창을 띄울 필요가 없다. 우리가 얼럿이라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서비스 내에서는 컨펌창의 형태를 띄는 경우가 훨씬 더 빈번할 것이다.
Force는 사용자에게 선택지를 주지 않는다. 이 버튼은 누를 수 없습니다라고 얼럿창을 띄우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특정 메뉴를 노출시키지 않거나 비활성화하는 것도 강제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주소나 결제 정보를 입력하기 전까지는 결제 버튼을 활성화시키는 않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구매를 위해서는 앞선 정보들을 반드시 입력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실수를 할 우려가 크거나 실수를 했을 때 생기는 부정적인 영향의 크기가 클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버튼의 비활성화는 워드나 엑셀 같은 소프트웨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음 주제는 일관성이다. 같은 결과를 내는 것들은 같은 방식으로 표현하고 다른 결과를 내는 것들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우선, 일관성은 서비스 내에서 유지되어야 한다. 구매하기 버튼의 문구를 각 페이지마다 '구매하기', '결제하기', '구독하기', '받아보기' 처럼 다양하게 구성한다면 어떤 반응이 나타날까? 사람들은 이것이 진짜로 구매하기를 뜻하는 지 의심하게 된다. 바로 결제가 되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에 선뜻 버튼을 누르지 못한다. 서비스 내에서는 가급적 단어를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들은 비슷한 형식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다른 서비스와의 일관성도 유지되어야 한다. 홈 버튼은 대부분 집 모양의 아이콘과 함께 쓴다. 그런데 만약 우리 서비스에서는 집 모양 아이콘을 다른 의미로 쓴다면 어떻게 될까? 아이콘을 누른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미 사람들이 널리 공유하고 있는 원칙들이 존재한다면 이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성에 지나치게 집중하다보면 쉽게 놓치는 부분들이다.
오늘은 풀 프루프와 일관성이라는 또 다른 두 가지 법칙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사실 책을 읽으면 너무 당연하고 쉬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그리고 사용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엉뚱한 디자인 사례를 보면서 놀라는 경우도 많았다. 정말 이런 디자인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사례가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동시에 떠올리게 되었다. 사용성 혹은 사용자 경험이라는 것은 너무나 가까이에 있기에 쉽게 잊힌다. 들으면 알지만 막상 적용할 때는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꼼꼼히 생각하고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사용성 관점을 가지고 나의 서비스를 다시 한번 객관적으로 평가해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202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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