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비스기획 이야기

UX 불변의 법칙 - 인체공학성과 편의성

거인의서재 2022. 11. 26. 21:55

    오늘은 "UX 불변의 법칙(에릭 리스 지음)"라는 책을 읽었다. 좋은 UX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고려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책이다. 웹 페이지의 사례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제품이나 오프라인 매장 등에 대한 사례도 함께 소개되어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 소개된 10가지 원칙 중 기억 남는 것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하나는 인체공학성이다. 말 그대로 우리의 신체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사람들의 피로도를 줄이고, 여유 공간을 제공하고, 작업 구조를 효율화하는 등의 원칙이 포함된다. 예를 들면, 버튼의 크기를 충분히 크게 만드는 것은 인체공학성을 고려한 디자인이다. 특히나, 모바일처럼 화면이 작은 곳에서는 버튼이 충분히 크지 않으면 손가락으로 클릭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 다른 사례는 키보드로 최대한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끔 디자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원가입 양식과 같은 폼을 보면 상당히 많은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하나의 입력필드에 값을 채우고 나서 다음 입력 필드로 넘어가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만약 탭(Tab)을 이용해서 필드를 이동할 수 있다면 상당히 편리할 것이다. 마지막 입력 완료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는 키보드만으로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입력필드를 이동할 때 반드시 마우스를 사용해야 한다면 어떨까? 한 칸을 입력하고 나면 마우스를 집어서 다음 칸을 클릭해야 하고 다시 손을 키보드로 옮겨서 값을 입력하고 다시 마우스로 손을 움직여야 한다. 끊임없이 입력 장치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사용자에게 강제되는 것이다. 이는 피로도나 작업 효율 측면에서 상당히 불편 UX이다. 사실, 키보드나 마우스 전환과 같은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다. 최근 기획한 페이지 중에 입력해야 하는 값이 상당히 많은 페이지가 있었는데 키보드만으로도 입력 필드를 모두 채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는 편의성이다. 편의성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쉽게 만든다라는 의미와 필요한 것들을 가까이에 둔다라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여기서는 플랫폼 전환에 관한 사례가 소개된다. 서비스를 사용하다보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혹은 PC에서 모바일로 환경이 전환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온라인으로 영화표를 예매한 후 영화관에서 입장 절차를 수행하는 경우나 비행기 티켓을 온라인으로 예매한 뒤 공항에서 탑승수속을 밟는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다. 때로는 PC에서 검색한 자료를 모바일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이 모두 플랫폼의 전환이다. 사용성은 이런 플랫폼 전환 상황에서 깨지기 쉽다. 만약, 온라인에서 예매한 표를 프린터로 출력해서 영화관에 가야한다면 어떨까? 아니면 온라인에서 발급받은 서류를 출력해서 FAX로 보내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사례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이 역시도 기획을 하면서 고민해보지 못했던 부분이다. 우리 회사는 오프라인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없지만 모바일과 PC의 전환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기획을 하면서 플랫폼 전환을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케이스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을 만한 부분이 무엇일 지 생각해보며 좋을 것 같다.

 

    편의성을 정의하는 두번째 문장은 필요한 것들은 가까이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쇼핑앱에 접속했는데 장바구니 버튼이 없다면 어떨까? 쇼핑앱에서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페이지와 내가 등록한 이메일 주소를 변경하는 페이지가 전혀 다른 곳에 있다면 어떨까? 우선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눈에 띄는 곳에 두어야 한다. 쇼핑몰에서의 검색기능, 장바구니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곳에 두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자주 쓰는 기능이 20개, 30개라면 어떨까? 수많은 기능이 흩어져 있다면 사용에 불편함을 주게 된다. 그래서 비슷한 항목이나 관련성이 높은 항목은 가까이에 두어서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시리얼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우유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아니면 은행에서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각각 나누어서 보여주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회사의 서비스는 메뉴가 정말 많이 존재한다. 과연 사용자들이 이 수많은 메뉴들 속에서 본인에게 필요한 메뉴를 쉽게 찾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관점에서도 개선점을 상당히 많이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용성에 관한 책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작년 혹은 재작년에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마"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은 UX 관련 책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재미있는 건 그 책의 저자가 내가 오늘 읽은 책의 저자와 친구 사이라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사용성에 대한 글을 읽으니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었던 점이 상당히 많았구나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원칙들을 최대한 많이 반영해서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다. 처음에는 사례를 따라하는 수준이겠지만 조금 더 수준이 지나면 원칙에 입각해서 나만의 방식으로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202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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