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 엥겔바트는 "조직에는 세 가지 차원의 작업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A, B, C 세가지로 나누었다. A는 조직이 일상적으로 하는 업무로 제품 개발, 생산, 서비스 제공, 영업 등이 포함된다. B는 이보다 한 단계 높은 개념으로 A를 더 잘하기 위한 작업이다. 제품 개선, 업무 자동화, 원가 절감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마지막 작업인 C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B를 더 잘하기 위한 작업이다. 제품 개선을 더 잘하기 위해서 개선안이 제품에 반영되는 속도를 높이거나 장벽을 없애는 등의 활동이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C 작업이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짓는다고 한다.
엥겔바트가 소개한 C라는 작업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지금까지 일상에서 그리고 업무에서 내가 집중해왔던 활동은 A와 B 뿐이었다. C라는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일상적인 업무들을 열심히 하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생각나면 그때 그때 적용해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B를 더 많이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이것이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지 느껴졌다.
그러면 업무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C가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C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먼저, B의 출발점을 살펴보자. A를 하다보면, 반복되는 업무나 비효율적인 업무가 눈에 띄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인 B를 시도한다. A를 면밀히 들여다보니, B가 떠오른 것이다. 이제는 B를 면밀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우리가 B라는 업무를 얼마나 하는지 그리고 언제 하는 지를 살펴보자. A의 문제점을 찾는 것에서 B가 생겨난다면 주기적으로 문제점을 적어보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더 자주 문제를 점검하면 B가 발현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것이 C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조직 차원에서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C의 형태가 될 것이다. 업무 시간 중에 B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별도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 100명 중 1명이 B를 가지고 온다고 해보자. 별도의 시간을 부여하면 100중 5명은 B를 가지고 올 것이다. 이는 C를 이용해 B를 5배 늘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나에게 적용할 수 있는 C는 무엇일까? 첫번째는 정기적으로 B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1주일에 한번씩 지금 나의 시스템을 돌아보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본다. 주제는 시간 관리, 더 많은 아이디어 떠올리기, 더 빨리 제품 개선하기 같은 것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B를 평가하는 것이다. 새로운 개선점을 적용했을 때의 성과들을 적어보고 이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판단해야 한다. 좋았다면 계속 이어가고 그렇지 않았다면 과감히 버리고 이전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세번째는 작게라도 빠르게 그리고 정기적으로 적용해보는 것이다. 시도를 해야 결과를 알 수 있다. 몇 주간 준비했는데도 효과가 없는 일이 있고, 며칠 만에 적용했는데 효과가 큰 경우도 있다. 작게 적용해서 시도해보고 점차 확장하는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C를 염두에 두고 삶에서 그리고 업무에서 더 큰 성과를 만들어보고 싶다. B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있다면, 분명 커다란 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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