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장인의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회의다.
업무가 잘 되던 날에도 회의만 하고 나면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 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도 모르겠고, 언제 끝날 지 기미도 보이지 않는 회의들도 있다. 그래서 회의는 지루하고 답답한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이런 경험을 해보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떤 회의는 진행이 빠르고 답이 척척 나온다. 아주 가끔은 이렇게 기분 좋은 회의도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원인은 다양하다. 그리고 큰 원인 중 하나는 진행자에게 있다.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이 어떤 자세로 임하는지 그리고 어떤 준비를 했는지에 따라 달라지에 따라 회의의 내용은 크게 바뀔 수 있다. 물론, 회의 참석자 중 누군가가 회의의 흐름을 작정하고 끊어놓는다면 달라질 것이 없지만 오늘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무언가에 집중해보고자 한다. 내가 회의에 참석하면서 그리고 회의를 직접 진행하면서 터득한, 회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1) 회의는 결정하는 자리다. 공부하는 자리가 아니다.
회의에 참여하기 전, 회의의 목적에 대해서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나 회의의 주 목적은 의사결정이다. 그러니 의사결정에 필요하지 않은 모든 것은 회의실 밖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배경지식에 대한 학습도 마찬가지로 회의실 안에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내가 참석자라면 배경 지식을 미리 습득한 상태로 회의에 임해야 한다. 진행자라면 참석자들이 미리 알아야 할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자. 안건에 대해서 공유를 하면서 판단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함께 첨부하면 좋다. 만약, 회의실 안에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면 배경 설명을 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게 된다. 그리고 나면 정작 중요한 결정은 내리지 못한 채 회의가 끝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업무 일정이 밀리게 되면서 프로젝트 혹은 조직 전체의 속도가 함께 저하될 여지가 있다.
2) 만담을 피하라.
우리는 주어진 시간 내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 관련이 없는 내용을 꺼내거나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꺼내 놓는 것도 피해야 할 이이다. 진행자는 회의가 만담의 장이 되지 않도록 논의 방향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안건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때는 해당 내용은 다음에 시간을 잡아서 다시 이야기를 해보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여 논의를 원래의 방향으로 다시 끌고 와야 한다. 또한, 새로운 안건이 더해지는 일도 피해야 한다. 논의를 하다보면 특정한 주제와 대한 세부 사항 그리고 연관된 안건이 등장하는 일도 잦다. 그러나 지금 당장 꼭 결졍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나중에 추가 논의를 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넘어가자. 새롭게 추가되는 안건은 현재 모여있는 참석자 모두가 모여서 정해야 하는 항목이 아닌 경우가 많다. 참석자 중 일부만 모여도 결정할 수 있는 일에 시간을 쏟으면 모두가 모여야 결정할 수 있는 것을 놓치게 된다.
3) 당장 결론 지을 수 없는 안건은 과감히 넘어간다.
회의를 하다보면 결론이 나지 않는 안건에 부딪힐 때도 있다. 이럴 때는 과감히 해당 안건을 건너뛰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보통 의견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연속적으로 논의를 하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회의실이라는 공간에서 논의를 하다보면 자신의 생각을 바꾸거나 관점을 전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생각을 정리하거나 새로운 자료를 보충해서 새롭게 논의를 하는 것이 낫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하나의 안건에 너무 오래 매달리면 다른 안건들에 대한 결론도 내리지 못하게 된다. 의사결정은 업무의 진행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되지 않은 항목이 많다는 것은 당장 착수할 수 있는 일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 하나라도 먼저 결정하는게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4) 회의 결론을 공유하라.
마지막은 회의실 밖에서 해야 할 일이다. 회의가 끝나면 결론에 대해서 공유를 해야 한다. 회의록을 공유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결론을 잊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기껏 합의를 했는데 뭐라고 합의를 했는지 잊는다면 이는 회의를 안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문서가 없으면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기억의 조각을 들고 다투는 일도 발생한다. 그러니 문서화된 자료는 필수이다. 두번째는 회의의 결론에 대해서 통일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이다. 회의에서 결론을 내렸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이를 이해하는 방식은 다르다. 그러니 문서를 작성함으로서 이런 차이점을 극복할 수 있다. 회의록에 본인이 이해한 것과 다른 내용이 적혀있다면 이 사람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서 오해가 발생했던 부분을 줄일 수 있다. 오해를 나중에 알아차리면 이를 바로 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반드시 결론을 문서화해서 공유하자.
한 가지 덧붙이면 회의록과 속기록을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모든 발언을 적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결론이다. 어떤 이유에서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적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오늘은 이렇게 효율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현명한 회의 진행으로 나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자.
202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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