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22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근무일이었다.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첫번째 해를 마무리하는 날이 다가왔다. 오늘은 생각보다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서 정신없이 지나가긴 했지만 집에서라도 늦은 마무리를 해보려고 한다. 회사에서의 1년이 지나갔으니 회사에서의 일을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다.
봄에 입사를 했으니 1년을 꼬박 다닌 건 아니지만 그래도 1년 중 3분의 2 정도를 다녔으니 충분히 돌아볼 만한 기간이다. 새로운 곳에서의 시간은 사실 대체적으로 매우 즐거웠다. 10점 만점에 8점이나 9점 정도를 주고 싶다. 회사도, 하는 일도, 만나는 사람들도 좋았다. 물론 약간 아쉬운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지금껏 경험했던 그 어떤 곳보다도 좋았다. 인턴했던 곳을 포함하면 5번째 회사인데 나는 지금 다니는 곳이 제일 마음에 든다. 절대평가로 점수를 준다고 해도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5곳 중 꼴찌를 기록한 직전 회사와도 많이 비교가 된다. 직전 회사는 올해 초에 다녔었는데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까마득해져버렸다. 전 회사에서는 항상 탈출을 하려는 생각만 했어서 더 기억에 남지 않는 것 같다.
회사에서는 밝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좋았다. 우리 팀원들은 전반적으로 밝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팀장님이 항상 잘 웃으시는 편이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하신 동료분이 계신데 역시나 밝고 깨끗하시다. 웃음이 가득한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고, 마음이 맞는 동료가 있어서 정말 큰 축복을 받았다고 느낀다. 이전 직장들에서 만났던 분들도 잘 챙겨주시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웃음이 가득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조직에 완전히 몰입했다는 점도 한 몫을 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여기에 더해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행운이다. 사실 직무가 정해져도 부서배치에 따라서 회사생활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서비스기획직으로 지원을 하기는 했지만 입사 전에는 걱정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도 내가 원하던 부서에 배치를 받게 되었고, 업무를 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일에 만족하고 있다. 내가 다루는 서비스에 대해서도 흥미를 느끼고 있고, 기획을 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물론 가끔은 막막하기도 하고, 하기 싫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업무적으로 올 한해를 돌아보면 회사의 프로세스를 익히고 나만의 체계를 만드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신입사원이니 당연히 회사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입사 후, 프로젝트를 하나씩 맡아 기획서를 쓰고 개발팀, 디자인팀과 소통을 하면서 서비스가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하나씩 배우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참조자로 지정된 문서들을 보면서 어깨너머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도 알 수 있었다. 디자이너, 개발자분들과도 조금씩 소통을 하는 기회들도 있었다.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는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큰 틀을 잡을 수 있었다. 기획서, 회의록, 인터뷰 자료 등을 정리하는 방법, 일정을 기록하는 방법 등을 정해서 누구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년에는 기획 실력을 근본적으로 높일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경쟁사 서비스를 사용하고 벤치마킹 노트를 작성하는 것, 기획 서적을 읽는 것, 토스 세션처럼 교육 자료를 학습하는 것이 1차 목표이다. 나만의 프로젝트 관리 체계도 조금 더 정교화할 생각이다. 2023년에는 회사에서 나의 실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고 싶다. 개인과 조직 차원에서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듯하다.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아니라 누구도 나를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인정받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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