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운 기획서 작성을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새롭게 맡아서 본격적으로 기획서를 작성하는 중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작성을 해서 그런건지 생각보다 집중이 잘 되지 않는 기분이었다. 머리 속이 정리되지 않은 듯한 기분으로 기획서를 쓰다보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졸음도 몰려왔다. 그래서 요 며칠 간 찜찜한 마음으로 퇴근을 했었다. 왜 일이 잘 안될까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니,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기능 정의로 다시 돌아가 천천히 작업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프레드 시트로 간단하게 기능들을 정리해나갔다. 그리고 시트에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와이어프레임을 조금씩 그려나갔다. 스프레드 시트에 정리를 해보니 확실히 전보다는 머리가 명확해지는 기분이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눈에 보이니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물론, 아직까지 완벽한 단계는 아니었다. 와이어프레임을 그리다보니 필요한 기능들이 다시 눈에 들어왔고, 이를 다시 기능 명세에 추가하기도 했다. 기능 명세와 와이어프레임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고도화되었다.
하지만 스프레드 시트에 정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기능을 정리하다보면 관련 정책을 자세하게 써야할 필요들이 생겨나는데 스프레드 시트는 여러줄의 텍스트를 입력하는데에 부적합하다. 또한, 필터 항목을 입력하는 일에서의 편의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이번에는 노션을 활용하였다. 서비스의 메인 기능들을 분류하여 각 분류별로 필요한 기능들을 리스트업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리고 각 기능들이 어느 페이지에 들어가야 하는지를 다중 선택 필드로 표시해주었다. 세부 정책이 필요한 경우에는 연결 페이지를 생성해서 적어두었다. 하나의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기능 목록, 정책, 위치 등을 조회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었다.
이렇게 기능을 다시 정리한 다음에 와이어프레임을 조금 더 고도화하였다. 각 페이지별로 들어가야할 기능들의 목록과 정책을 적어두니 와이어프레임 작성이 훨씬 더 수월해졌다. 또한, 기능 명세 안에 정책을 함께 적어두니 나중에 백엔드, 프론트, 디자인팀에서 구현을 할 때에도 필요한 부분만 쉽게 조회할 수 있는 형태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작업 목록을 가시화해서 적어두니, 내가 해야할 작업량이 좀 더 명확히 보여서 차분한 마음으로 집중을 할 수 있었다. 지난주에는 막연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고 조급함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느긋한 마음으로도 더 효율적인 업무처리가 가능해졌다. 기능 명세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리하느냐가 기획서 작성의 효율을 판가름하는 듯하다. 프로젝트 경험이 늘어날 수록 기획서를 작성하는 스킬도 함께 늘어가는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낀다.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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