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비스기획 이야기

인간 오류(Human error)에 주목하라

거인의서재 2023. 1. 27. 22:03

    인간 오류(Human error)란 시스템에서 발생한 문제 중 잘못된 조작으로 인해 기인한 문제들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곤 한다.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이 조작을 잘못해서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어떤 사건의 원인을 분석할 때, 휴먼 에러가 원인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 더 이상의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멈추는 경우가 잦다. 사람의 단순한 실수로 생긴 문제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디자인을 위해서는 휴먼 에러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 휴먼 에러조차도 디자인에 의해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먼저, 오류사람들은 왜 오류를 범할까? 아마, 사람이니까라고 답변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조금 더 분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오류를 범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해야할 일을 잊거나, 상황을 잘못 해석하거나, 집중을 하지 못하거나 하는 등의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스트레스, 간섭, 멀티태스킹, 사회문화적 압력에 의해서 발생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며 동시에 오류의 근원이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잊거나 판단을 잘못내릴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스는 작업 자체에서 오기도 하지만 연인과의 다툼이나 가족과의 불화  개인적인 문제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간섭은 작업 중간에 무언가가 끼어드는 것이다. 장부를 정리하던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고 해보자. 아마 전화가 오지 않는 상황보다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월등히 높을 것이다. 멀티태스킹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같다. 사회문화적 압력은 수직적인 조직에서 특히 많이 목격된다. 명백한 오류를 발견했음에도 굳어진 위계질서 때문에 상사에서 오류를 보고하지 못해서 문제가 붉어지는 것이다. 이렇듯 오류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최소 5번은 why를 던져야 근원에 가까워질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오류를 만들까? 도널드 노먼은 오류를 실수와 착오 두가지로 분류한다. 실수는 목표를 위해서 수행되는 행위가 잘못된 경우를 뜻한다. 목이 말라서 냉장고를 열었는데, 콜라가 아니라 간장을 마시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갈증을 해소한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지만, 무심코 비슷한 색깔의 액체를 집어드는 행위를 한 것이다. 착오는 목적이나 계획 자체가 잘못된 경우이다.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하는 날인데 휴일이라고 착각을 하고 늦게까지 마음 편히 잠을 자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만약, 내일이 정말 휴일이라면 늦잠을 자는 행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휴일이 아닌 날 휴일에 해당하는 계획을 세웠으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오류의 종류마다 해결책은 조금씩 다르다. 실수는 행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이므로 물리적 제약, 대응, 리마인더 등을 활용하여 보완할  있다. 반면, 착오는 앞서 말한 것으로는 줄이기 어렵다. 행위보다 훨씬  의식적인 수준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쉽게 사용할  있는 해결책은 체크리스트이다. 어떤 계획을 세우거나 판단을 내리기 전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고려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보 누락을 방지하고 종합적인 판단을 유도할  있다.

 

    휴먼 에러는 재미있는 주제이다. 이는 단순히 디자이너들만 알아야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의 설계자 혹은 리더라면 한번쯤 생각보아야  주제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단순한 실수로 치부할 때, 우리는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함께 놓쳐버리게  지도 모른다.

 

 

2023.01.2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