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식 이야기

RIM의 활용: 네이버의 기업가치는?

거인의서재 2022. 9. 11. 21:46

    기업가치는 어떻게 평가할까?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오늘은 그 중에서 RIM(Residual Income Model)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연휴에는 RIM을 사용해서 기업가치를 직접 구해보았다. 지난주에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사경인 저)"라는 책을 읽으면서 RIM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되었다. 실전에 직접 적용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연휴 동안 여유시간이 생겨서 스프레드시트로 RIM을 사용해보았다. 먼저 수식을 소개한다.

 

RIM(Residual Income Model)

기업가치 = BV + BV X (ROE - Ke) / Ke = BV x ROE / Ke

*Ke = 요구수익률, BV = Book Value

 

    식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우선은 Ke, 요구수익률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 한다. 요구수익률은 주주가 회사에 기대하는 수익률이다. '다른데 투자를 해도 최소한 이정도는 벌 수 있다' 정도로 나는 이해를 했다. 주주가 직접 사업을 하거나, 다른 회사에 투자를 하거나, 펀드전문가에게 돈을 맡기거나 하였을 때 최소한 5%는 벌 수 있다면 요구수익률은 5%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매우 모호한 개념이라서 Ke가 가질 수 있는 범위가 매우 크다. 국채 이자율을 쓸 수도 있고, 투기등급의 회사채 이자율을 쓸 수도 있다. 혹은 직감적으로 내가 원하는 수익률을 사용할 수도 있다.

 

    모호하지만 Ke에 대해서 알았으니, 수식을 조금 더 살펴보자. 기업가치는 BV(현재 장부가치)에 BVx(ROE-Ke)/Ke를 더해서 구한다. 여기서 (ROE - Ke)는 요구수익률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뜻한다. 여기에 BV를 곱하게 되면 주주의 기대를 뛰어넘는 초과수익이 계산된다. 여기서 BV는 장부가치를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서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이다. 즉, 자본항목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자본은 주주의 몫이므로 내가 투자한 금액대비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내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계산된 초과수익을 요구수익률로 나누어준다. 초과수익이 무한하게 지속되며 할인율은 Ke라고 했을 때, 현재가치를 계산하면 위와 같은 수식을 얻을 수 있다. 기업가치에는 현재 장부가치도 반영해야 하므로 BV를 처음에 한번 더해준다.

 

    그러면 이 수식을 가지고 실제 기업가치를 한번 계산해보자. 다음은 네이버의 기업가치를 계산한 자료이다.

 

    재무제표와 증권사 자료를 바탕으로 ROE, Ke, BV를 각각 채워주었다. 적정주가를 구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유통주식 수로 나누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주식수에 관한 정보도 추가해두었다. BV는 정해져있는 값이기 때문에 논의할 내용은 없다. 문제는 ROE와 Ke이다. ROE의 경우 최근 5년간의 지표와 증권사에서 제시한 향후 3년간의 예상 지표를 활용하였다. 사실 네이버의 경우, ROE 변동이 매우 컸다. 2021년에 소프트뱅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라인 지배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라인의 지분법 이익이 2021년 재무제표에 반영되었다. (재무제표를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으니, 재무제표를 직접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로 인해, 2021년 당기순이익과 자본이 16조 가량 증가했다. 참고로 2020년 네이버 당기순이익은 8천억원 수준이었다. 당연히 2021년 ROE는 전년도에 비해 7배 가량 증가했고, 2022년 이후의 ROE는 예년의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걸로 예측되었다. 그래서 단순히 과거 지표를 평균하여서 ROE를 구할 수는 없었고, 2022년 ~ 2024년 ROE 예상치를 이용했다. 각각의 예상치는 4.8%, 6.1%, 6.9%였다. 증가세가 지속되면 8% 가량의 ROE가 나올 것이라 보았다. Ke의 경우에는 사경인 회계사님의 추천대로 회사채 수익률을 사용하였다. 이렇게 지표를 넣어서 계산을 해본 결과, 네이버의 적정 주가는  18만원이었다. 현재 주가가 23만원인걸 생각해보면 지금도 고평가라고   있다. 허점이 상당히 많은 분석이기에 결과는 재미로만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모델을 사용해서 직접 적정주가를 구해보는 일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그동안은 이런 명확한 기준이 없이 투자를 했었는데 적정주가를 눈으로 보고 나니,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일정 기준을 가지고 투자를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다만, 적정주가를 구해보면서 앞으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정말 많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ROE가 계속 변한다면 어떻게 처리를 해야할까? 전년도의 수익은 자본에 합쳐지는게 재무제표의 원리인데, 이것이 ROE나 초과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모델에서 고려가 되는 것인가? 주식 수에는 어떤 주식을 포함시켜야 하는가? 우선주랑 보통주가 같은 가치를 가진다고 가정해야 할까? 배당을 주면 기업가치는 떨어지는걸까? 하는 수많은 의문이 들었다. 이런 의문들을 해결하고 내가 구한 기업가치에 확신을 가지려면 많은 깨달음이 필요할 것이다.

 

 

202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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