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앱은 어떤 기능에 집중해야 할까

    요즘은 앱으로 안되는 것이 없다. 최근 가장 편리하게 사용한 서비스는 바로 세탁앱이다. 문 앞에 세탁물을 내놓으면 업체에서 알아서 수거를 해가고 며칠 뒤 건조까지 시켜서 다시 문 앞에 가져다준다. 세탁특공대와 런드리고를 깔았는데 세탁특공대를 잘 사용 중이다. 오늘은 세탁앱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기능은 무엇일지를 기획자의 눈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서비스를 분석하기 위해서 서비스 참여자, 수익 모델 그리고 프로세스까지 총 3가지 기준을 이용해보려고 한다. 서비스 참여자는 고객이 누군인가?라는 질문으로도 바꿔볼 수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만을 뜻했지만 최근에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늘어나면서 서비스 참여주체가 다양해졌다. 유튜브만 해도 일반 시청자, 크리에이터, 광고주라는 3개의 참여주체가 등장한다. 참여주체가 몇 개인지 그리고 각 주체들의 특징이 무엇인지에 따라 서비스가 지향해야 하는 목표는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세탁 서비스에서 참여 주체는 일반 소비자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느낀 바로는 서비스 공급자가 세탁 서비스도 직접 운영하는 형태인 듯하다. 이런 경우, 서비스의 모든 역량을 개인 고객에게 집중하면 되어서 분석이 간단해진다. 세탁업체가 플랫폼에 참여하는 형태라면 아마도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두번째는 수익 모델이다. 기본 수익은 세탁에 대한 수익에서 발생한다. 세탁앱에서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구독 모델을 적용했다. 월단위 정기결제를 유도하고 구독회원에게는 조금 더 저려한 세탁 서비스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배송료를 면제해주는 경우도 있다. 공급자가 서비스를 일방향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보니 수익 모델도 단순한 편이다. 하지만 업체들이 모두 구독 모델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길 원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구독 고객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주는 집단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구독 고객 수로 미래의 수익을 예측해볼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구독 모델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이탈율이 그렇지 않은 고객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런드리고나 세탁특공대는 고객들을 정기결제로 어떻게든 유인해야 한다.

 

    메인 화면, 가격 안내 페이지에서 정기결제의 혜택과 함께 일반 결제와의 비교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 당연히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서 고객들이 결제를 하는 시점에 정기결제 옵션을 제공하면서 정기결제를 했을 때 개별 결제에 비해 얼마나 큰 혜택을 볼 수 있는지를 즉각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정기결제 등록 절차를 최대한 간편하게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 정기결제를 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등록에 5분 이상 소요된다면 고객들은 등록을 포기하고 말 것이다.

 

    세번째는 서비스 이용 프로세스이다. 세탁앱을 이용할 때는 수거신청 --> 세탁물을 문 밖에 내놓기 --> 세탁앱 직원이 세탁물 수거 --> 세탁 --> 세탁물 배송까지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O2O 서비스들의 경우, 고객들은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받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 또한, 자칫 프로세스를 잘못 이해할 경우 업체에 손실을 입히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프로세스를 고객들에게 정확히 인지시키고, 단계마다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하고, 더 나아가 고객들에게 각 절차가 문제없이 진행됨을 알려서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

 

    세탁앱은 프로세스가 고객들 머리속에 정립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온보딩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쓰는 고객들의 첫 이용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는 온보딩 기능을 지속적으로 노출시켜야만 한다. 만약, 온보딩 없이 고객들이 학습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중간에 이탈하는 유저의 수가 늘어날 것이다. 이미 경험을 해본 유저에게도 알림이나 학습은 필요하다. 세탁수거를 신청해놓고 밖에 내놓지 않거나 혹은 공동 현관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은 경우에는 푸시알림 등을 이용해서 반드시 확인을 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과 기업 중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손해를 보게 된다. 세탁 외에 수선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낯선 프로세스를 접할 때는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꼼꼼한 안내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라면 문제가 생겨도 온라인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이 결합된 경우,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외에도 고객들에게 각 프로세스의 어느 지점까지 진행이 되었는지를 지속적으로 알려주는 기능에도 집중해야 한다. 이는 서비스 내에서 프로그레스바를 통해서 보여줄 수도 있고 카카오톡 알림, 푸시 알림을 통해서 제공할 수도 있다.

 

    오늘은 이렇게 간략하게 세탁앱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글을 적어보니 분석을 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앞으로도 서비스 분석을 종종 해보면 좋겠다.

 

 

2023.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