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Price Earning Ratio = 현재 주가/주당 지배 주주 당기순이익
PER은 주가 분석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표 중 하나이다. PER 의미는 명확하다. 내가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는데 얼마만큼의 기간이 걸리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년에 1천만원을 버는 치킨집이 있다. 만약 내가 이 치킨집을 1억원에 인수한다면, 치킨집의 PER은 10이다. 치킨집 PER 10은 투자금 1억을 회수하는데 걸리는 10년과 같은 수치이다. 그러면 PER은 낮을 수록 좋은 것 아닌가? PER이 낮은 주식을 사면 쉽게 이익을 낼 수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의문을 쉽게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늘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 중에서는 PER이 3미만인 기업들도 존재한다. 심지어는 1미만인 기업도 1곳 있다. PER이 1미만이라는 것은 본전을 회수하는데 1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1년 만에 본전을 뽑을 수 있다면 10년이면 10배 이상을 벌 수 있다는 뜻 아닌가? 만약 이렇게 좋은 주식이라면 증권사와 기권 그리고 개인들이 가만히 두었을리가 없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PER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이해할 수 없는 PER 수치가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자.
첫번째, PER은 과거의 실적에 기반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PER은 보통 전년도 당기순이익과 현재 주가를 비교하여 계산한다. 전년도 당기순이익이 높았어도 미래의 당기순이익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 주가는 하락한다. 주가는 작년이 아닌 내년 혹은 그보다 더 먼 미래의 당기순이익에 기반해서 형성된다. 그러므로 전망이 어두운 회사의 PER은 낮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작년의 이익보다 미래의 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면 주가와 함께 PER은 높아진다. 이렇듯 PER은 과거지표와 현재지표를 비교한다는 특성 때문에 미래에 대한 기대심리를 반영하는 지표가 된다. 따라서 PER이 낮다는 것이 기업에 대한 저평가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업의 실적 악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두번째, 주식을 보유하는 것과 치킨집을 보유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처음에 들었던 예시를 가지고 다시 설명해보자. PER이 10인 1억원 짜리 치킨집과 PER 10인 주식이 있다고 가정해보겠다. 치킨집을 보유할 경우, 매년 1천만원의 현금을 바로 챙길 수 있다. 그리고 원할 때면 다시 치킨집을 매각하여 투자 원금을 되찾을 수 있다. 반면, 주식은 100% 배당을 해야만 치킨집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100% 배당이라면 PER의 의미 그대로 10년 안에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다르다. 기업은 이익 중 일부만을 배당하고 나머지는 다시 재투자한다. 즉, 주주는 이익이 주가에 반영되어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의 이익이 언제나 주가에 정확하게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이익보다 높은 주가를 기록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익보다 훨씬 낮은 주가를 기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PER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투자를 할 수는 없다. 회사를 통째로 사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PER이 3인 기업에 투자한다고 해서 3년 뒤에 주가가 2배 오르는 것이 아니다. PER이 이론적으로 단순하게 설명하면 원금을 회수하는데 걸리는 기간이라는 의미를 가지지만, 실제 주식 시장에서는 PER만큼의 기간이 지난다고 해서 원금을 돌려주지는 않기 때문에 PER이 1보다 낮은 주식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첫번째 이유와 결합되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PER은 참 재미있는 지표인 것 같다.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존재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항상 이를 염두에 두고 지표를 살펴야 한다. 또한, 이론적인 의미가 현실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오늘은 PER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얻은 두가지 깨달음을 적어보았다. 앞으로도 재무지표가 지닌 의미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있는 고민을 해보아야겠다.
2022.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