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tive AI(생성형 AI)가 최근 매우 큰 이슈가 되고 있다. ChatGPT가 출시되면서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만 같은 인상이 어느때보다 강해졌다. 생성형 AI가 등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게 될까? AI가 발전하면 흔히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생각을 한다. 실제로 대체되기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카페에 키오스크가 들어서면서 주문을 받고 결제를 하는데 필요한 인력이 많이 줄어들었다. 컴퓨터가 잘하는 영역의 일 그러니까 반복, 계산, 기억과 같은 영역은 사람에서 기계로 대체된다. 그러나 창조라고 하는 영역에 까지 기계가 발을 들일 수는 없다. AI조차도 반복, 계산, 기억의 집합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들을 만들 때조차도 이는 계산의 결과인 것이지 창조의 결과가 아니다. 세상에 새로운 사명을 제시하고 새로운 개념을 만들고 새로운 생각을 불어넣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생성형 AI 역시도 인간을 돕는 강력한 도구로 해석해야 한다. 인간은 이제 조금 더 똑똑한 비서를 곁에 두게 된 것이다. 자료를 요약해주고,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나의 목소리가 들어간 영상을 제작해준다. 우리의 시간을 많이 잡아먹던 것들을 훨씬 쉽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조금 더 창의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의문이 남는다. 이제는 컨텐츠를 AI가 만드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AI가 만든 컨텐츠로 가득한 세상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인간이 만드는 컨텐츠가 아니라 AI가 만든 컨텐츠를 즐기는 세상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AI로 만들어진 컨텐츠가 인간을 더욱 가상현실에 강하게 붙잡아두게 될까 아니면 오히려 AI 컨텐츠에 대한 염증을 불러일으킬까? 당분간은 전자에 가까울 것 같다. AI는 무엇보다도 양으로 사람의 컨텐츠를 압도할 수 있다. 그리고 양이라고 하는 것은 곧 데이터이고 축적된 데이터는 더 개선된 컨텐츠의 제작으로 이어진다. 컨텐츠라는 것에서 인간의 개입 여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 영화, 동영상, 웹툰 등을 모두 AI가 제작할 수 있게 되고 AI가 인간보다 뛰어난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컨텐츠가 아닌 컨텐츠의 형식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될 것이다. 웹툰이라는 장르, 4D 영화라는 장르, VR 게임이라는 장르 등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AI는 인간을 돕는 도구이지만 동시에 인간을 가상현실 속으로 몰아넣는 도구가 되기도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을 너무나 잘 아는 AI덕분에 쉽사리 현실 세계로 나오려하지 않게 될 것이다.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공간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내려할 지도 모른다. 디지털기기 사용시간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구원이 디지털기기 속에 있다고 느낄 것이고, 죽은 영혼으로 사는 현실에서의 시간과 중독된 영혼으로 사는 가상에서의 시간으로 삶을 구분할 것이다. AI는 인간을 절대 대체하지 않을 것이다. 대체되는 것은 우리의 시간일 따름이다. 영화 매트릭스 속 세계는 기계가 만든 결과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2023.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