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주 예상치 못한 기쁜 일이 하나 생겼다. 갑작스럽게 결성된 독서 모임에 초대를 받게 되었다. 입사하고 얼마 안되었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 하나 있었다. 회사 동료분들과 점심시간에 같이 책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점심 시간에 가볍게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하루를 훨씬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처음에 가볍게 시도를 했다가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오늘 우연히도 나의 꿈이 이루어졌다! 물론 아직 모임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 기대가 된다.
그러면서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겨났다. 독서모임은 과연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독서모임도 참 많았다. 지하철에 타면 책 읽는 사람이 많이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책을 읽는 사람들 혹은 읽지는 않아도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다같이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면 어떤 도움이 될 지 나의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보았다.
첫째, 책을 읽는 계기가 된다. 모임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책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더 눈길을 주게 될 것이다. 모임에서 이야기를 하려면 책을 읽어야 하니 말이다. 아주 약간의 강제성을 부여한다면 조금 더 독서량을 늘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매일 읽은 페이지 수를 공유하는 방법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 효과가 얼마나 클 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미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을 들였기 때문에 모임을 한다고 해서 독서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까 싶다. 지금은 조금 더 빨리 읽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독서량을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습관이 깨지지 않도록 한다는 점에서는 유용할 것 같다.
두번째,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모임에서 사람들에게 책의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머리속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요약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소리내서 입으로 말해야 한다. 무언가를 학습할 때 남을 가르치는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를 아마 들어보았을 것이다. 모임에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 입으로 말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책의 내용을 다시 떠올려보게 됨으로 자연스럽게 복습을 하는 효과가 생긴다. 더불어 책의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내용을 본인의 방식에 맞게 구조화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구조적으로 사고하는 것도 함께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세번째, 새로운 정보와 관점을 접할 수 있다. 사실 독서모임에 나간 경험이 많지 않아서 아직은 이를 체감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분명 이런 장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4명이 모임을 한다고 하면, 3권의 책에 대한 내용을 짧은 시간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그 책들을 읽지는 않았으므로 책의 내용이 온전히 나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몰랐던 분야나 주제를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모르는게 무엇인지 아는 것과 모른게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것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더불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새로운 관점을 얻어갈 수도 있다. 성격이나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이 모인다면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는지 알 수 있다.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네번째,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독서모임을 통해 일상적인 대화에 비해 조금 더 논리적이고 지적인 대화를 해볼 수 있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논리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 두뇌를 엄청나게 많이 자극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토의 같은 것들을 진행할 때면 머리가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회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독서모임은 조금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에 이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일상적인 대화에 비해서는 조금 더 두뇌를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은 장점에 대해서만 살펴보았지만 단점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어쩌면 혼자 책을 읽는 것에 비해서 시간을 낭비하는 효과를 가져올 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급하지 못했지만 이외의 장점도 많이 존재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앞으로 여러 독서모임을 경험하면서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고 즐거움을 주는 곳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2022.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