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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거인의서재 2023. 6. 29. 21:42
    "모든 것이 드러난 지금에서 볼 때 이런 평가는 말도 안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당시 이렇게 평가한 장교들을 비난하기도 쉽지 않다. 이들은 실제 전투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채 들어오는 보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전쟁터에서 들어오는 보고라는 것은 보통 앞뒤도 안 맞고 오해하기 쉬운 것이기 마련이다. 아무리 경험 많은 장교라 하더라도 이런 정보를 가지고 연합군의 공습 규모를 추정하기란 불가능했고, 연합군의 공격에서 드러나는 전반적인 유형을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 The longest day (코넬리어스 라이언 지음) 중에서 -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에 맞닥뜨린다. 그리고 정보에 근거해서 우리는 자신만의 생각과 의견을 만들어낸다. 사고는 정보에 근거를 두는 경우가 많기에 사고의 질은 정보의 양과 질이 좌우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정보를 잘 찾아내고 동시에 이를 현명하게 처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보는 보통 사실과 의견으로 구분될 수 있다. 사실 말 그대로 변하지 않는 무언가이다. 예를 들어 'ㅇㅇ전자가 A국에 ㅇ조원의 공장을 설립했다.'와 같은 진술은 사실이다. 그런데 'ㅇㅇ전자가 공장을 설립해 ㅇㅇ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라는 진술은 사실이 아니라 의견이다. 이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관한 것으로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의견은 변하는 무엇가인 것이다. 그래서 정보를 받아들였을 때 우선은 이를 사실과 의견으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의견이 사실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나와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과 의견을 구분했다면 이번에는 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보아야 한다. 'ㅁㅁ 주식회사가 분기 배당을 3배 늘리기로 했다.'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제일 먼저 이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사실 자체가 거짓이라면 이후의 판단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칼의 노래'라는 소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정보를 몇 가지로 나누어 판단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직접 보고 파악한 정보와 누군가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분명히 구분하여 다루고 있었다. 전해들은 이야기는 왜곡되었을 가능성도 있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기에 정보의 출처를 분명히 해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니 정보의 출처를 따져서 진실성에 대한 판단을 해보는 것이 정보를 현명하게 처리하는 두번째 방법이다.

 

    세번째는 필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분하는 것이다. 정보가 사실이라고 하여서 항상 나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보라는 것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을  같지만  중에서 사용하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는 혼란만 일으키며 의사결정을 느리게 만든다. 그렇다면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 지를 어떻게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특정한 목적이 필요하다. 내가 어떤 목적으로 정보를 모으는 것인지 되새겨야 한다. 만약, 매출 하락의 원인을 찾고 싶다면 이와 관련된 정보만을 남겨야 한다. 이때 흔히 사용하는 것이 가설사고이다. 매출 하락이 내부 요인인가 혹은 외부 요인인가로 나누어보고, 내부 요인은 제품, 가격, 판매 채널, 프로모션 등으로 다시 나누어보는 식이다. 그리고 각각의 요인과 관련이 있을 만한 정보들만을 우선적으로 수집하여 살펴본다. 이렇게 하면 내가 필요한 정보만을 정확히 추릴  있기에 불필요한 정보 속에서 허우적거릴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사실 속에서 나만의 정보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하늘에 구름이 짙게 깔렸다.', '지금은 6월 말이다.', '현재 습도가 80%를 가리키고 있다.'라는 세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해보자. 누군가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멈춘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를 통해서  비가  것이라는 통찰을 발휘한다. 정보라는 것은 내가 어떤 통찰을 발휘하기 위한 밑거름이라고 보아야 한다.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일은 누구나   있다. 이는 사람보다는 기계가 하기에 적합한 일이다. '울돌목은 목이 좁고 물살이 세다.', '조선 전함은 흘수가 얕고 방향 전환에 유리하다.', '왜군은 남해를 거쳐 서해안으로 북상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와 같은 사실들이 모여서 명량에서의 전략이 세워졌다. 누군가는  사실을 통해 도망쳐야한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고 누군가는 육지에서 싸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정보라는 것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그러니 정보를 이용하여 나만의 결론을 내리는 연습을 해보아야 한다.

 

    물을  다루는 사람은 물살을 따라   곳으로 가지만 물을 다룰  모르는 사람은 물에 빠지게 된다. 정보도 마찬가지이다. 정보는 우리는 빠뜨릴 수도 혹은 우리는   곳으로 데려다  수도 있다.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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