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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2] 기쁨만으로는 삶을 채울 수 없다.

거인의서재 2024. 7. 24. 21:35

  '인사이드 아웃2'의 주인공은 라일리이다. 하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기쁨이가 주인공이었다. 기쁨이는 항상 에너지가 넘치고 주변 친구들에게 힘을 주고 팀을 이끌어간다. 기쁨이는 넘치는 에너지만큼 라일리를 행복하게 해주려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실수도 많다. 가끔은 상처도 받고 무너지지만 결국은 다시 일어서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나는 그런 기쁨이에게 마음이 많이 갔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기쁨이는 라일리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일들을 한다. 라일리의 하루가 끝나면 부끄러웠던 기억, 실수했던 기억, 괴로웠던 기억들은 모두 기억 저편으로 버려진다. 기쁨이가 행복한 표정으로 기억 구슬들을 던져버렸기 떄문이다. 다음 날이 되면 라일리에게는 기쁨으로 가득찬 기억들만 남는다. 이렇게 쌓인 기억들은 라일리의 신념과 자아의 바탕이 된다. 기쁨이의 유쾌한 행동에 나는 눈물이 고였다. 내가 기억을 다뤘던 것과 너무나 비슷한 모습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나를 힘들게 한다는 이유로 억지로 묻어둔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땐 열심히 살지 않았으니까, 거긴 원하던 곳이 아니었으니까, 지금은 더 이상 의미가 없으니까 하는 식으로 문어둔 과거가 떠올랐다. 마음에 들지 않는 기억들을 모두 버리고 나니 남는게 별로 없었다.

 

  기쁨이가 묻어두었던 기억의 구슬들은 결국 다시 라일리에게 돌아온다. 노란 구슬로만 만들었던 라일리의 자아는 사라진다. 그 자리는 노란 구슬, 빨간 구슬, 파란 구슬이 모여서 만든 라일리의 새로운 자아가 채운다. 기쁜 기억만이 라일리의 삶을 채웠던 것은 아니었다. 슬픈 기억도 화가 났던 기억도 무서웠던 기억도 모두 라일리의 삶이었다. 노란 구슬만으로 채울 수 없다는 것을 기쁨이는 깨달았다. 그리고 나도 깨달았다. 그리고 또 한번 눈물이 맺혔다.

 

  나쁜 기억을 뒤로 한다고 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마주해야 떠나는 기억도 있다. 마주하면 바뀌는 기억도 있다. 외면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나의 일부인 나의 기억들을 마주할 때, 그리고 이것들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일 때 나는 성장한다. 분노, 슬픔, 두려움, 불안이 뒤섞인 기억들을 모두 껴안았을 때, 비로소 라일리는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기쁨이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Joy, Riley wants you."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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