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내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주제는 '속독'이다. 속독에 대한 영상을 본 이후부터 관심이 높아져서 최근에는 강의를 수강하기도 했다. 속독 훈련을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 간략히 적어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몇배씩 빨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는 확연히 빨라졌음을 느낀다. 아직은 읽기 훈련을 하는 단계이기에 정확히 얼마가 더 빨라졌는지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최소 50% 이상은 빨라졌음을 느낀다. 조금 더 연습을 하면 3배 이상의 속도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처음에는 분당 500자 정도를 읽었는데 지금은 분당 700 ~ 800자 정도는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씩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느껴지는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적어도 분당 2,000자까지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빠르게 읽는 연습을 할 때 가장 핵심은 한번에 여러 단어를 읽는 것이다. 예전에는 한 번에 한 단어씩 읽어나갔던 것 같은데 이제는 두 세 단어 혹은 네 다섯 단어를 한 번에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시선을 한 번 옮길 때마다 읽고 이해하는 단어 수가 늘어나면 당연히 속도는 빨라진다. 아직 여러줄을 한 번에 읽는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점점 더 많은 단어들이 한 번에 눈에 들어온다. 한 줄을 한번에 읽는 정도는 가능해진 것 같다.
책을 읽을 때 속발음을 하던 것이 거의 사라졌다. 여러 단어를 한번에 읽다보면 속발음이 불가능해진다. 책을 읽다보면 나레이션을 듣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느낌을 잘 느끼지 못한다. 소리로 책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책을 바로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어들이 바로 머리 속으로 들어와 해석되는 듯하다. 예전에는 책의 내용이 머리로 한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속발음을 거쳐 들어왔던 것 같은데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아직은 익숙치 않지만 가끔씩 책이 소리를 거치지 않고 머리 속으로 들어온다는 생각이 든다.
속도를 높인다고 해서 이해와 기억이 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억지로 속도를 높이면서 이해도와 기억력이 떨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책들도 있다. 그러나 빠르게 읽는다고 해서 이해와 기억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느끼는 순간들도 많았다. 어떤 페이지들은 빠르게 읽어도 머리속에 내용이 생생하게 남았다. 아마도 머리가 지루해질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빨리 읽으면 머리가 읽는 속도를 따라가야하기에 더 몰입하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확실히 예전에는 책을 읽을 때 시끄러운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최근에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때에도 집중을 더 잘하게 된 듯하다.
속독이라는 것이 정말 막연한 개념이었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감을 잡은 것 같다. 어떻게 속독이 가능한 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 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속독이 주는 효과에 대해서도 조금씩 더 크게 실감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빨리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집중력 향상과 뇌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머리를 열 수 있는 임계점을 조만간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삶을 바꾸는 독서를 나도 경험하고 싶다.
2022.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