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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은 하지만, 실패한 사람은 하지 않는 세 가지

거인의서재 2024. 7. 26. 21:38

   얼마 전부터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2년 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보니 마땅한 성과가 없었다. 회사에 대한 불만은 쌓여가고 그 동안 이루어둔 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지금 상황에 화가 났다. 좋은 회사에서 일했다면 이렇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출근도 하기 싫어지고 업무 효율도 나지 않았다.

   그러다 PM/PO 분들의 경험담을 담은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나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에서도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내가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부끄러우면서도 힘이 났다. 이렇게 하면 나도 성과를 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동시에, 성공한 사람과 나와의 차이는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왜 그들은 성공을 한 것일까?
왜 나는 그러지 못했을까?


  한니발, 카이사르, 링컨과 같은 역사 속 위인들, 앤드루 카네기, 주영, 이승건 같은 기업가들 그리고 PM/PO들을 떠올리며, 성공하는 사람이 가진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나에게 부족한 면모를 세 가지 추려보았다.

 

 


 

"성공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실패하는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

 

   위인들은 장애물을 만나면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 장애물과 타협하지 않는다. 명량 해전 당시 조선의 상황은 처참했다. 칠천량 해전으로 수군은 와해되었다. 함대도 군사도 없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그곳에서도 길을 찾았다. 억울하게 고문과 옥살이까지 겪어야 했지만 나라를 위해 싸웠다. 로마와 맞섰던 한니발에게도 핑계란 없었다. 본국인 카르타고는 바닷길이 막혀 반도로 배를 보내지 못했다. 동생들은 내전을 수습하고 로마군과 싸우느라 스페인 땅에 발이 묶여 버렸다. 한니발은 군사도 식량도 모두 현지에서 조달해야했다. 고립무원이었지만 그는 세상을 탓하지 않았다. 결국 로마를 함락하지  못하고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한니발은 17년 동안 로마와 대등하게 싸웠다. 로마를 떨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과는 달리 주어진 환경을 탓하곤 했다. 기능 조직에서는 성과를 낼 수 없어, 수당도 없는데 내가 시간을 더 쏟을 이유가 있을까?, 데이터 측정도 안하는데 판단 기준을 어떻게 잡을 수가 있지?, QA를 내가 직접해야 하는데 열심히 할 수록 손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머리를 채웠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지금 상황에서는 이 정도까지가 최선이야.'하며 적당한 노력만 하게 되었다. 더 나은 방법들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말이다. 만약, 그들이 내가 있는 자리에서 일을 해냈다면 분명히 더 나은 성과를 만들었을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함께 하고, 실패하는 사람은 혼자 한다."

 

   위대한 일을 혼자 해낼 수는 없다.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람을 잘 다루었다. 사람을 다룬다는 것은 조종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이것은 수많은 사람이 함께 같은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동기를 부여하고, 정확한 과제를 주고,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일이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들어주는 일이며, 내가 하는 말을 상대가 정확히 이해하도록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이는 기획자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야기이다. 기획자 혼자서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커머스 기업의 물류 프로젝트를 담당하셨던 PO분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무려 2번이나 좌초되었던 프로젝트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로덕트, 영업, 운영, CS, 물류, 재무 등 다양한 팀의 이해관계가 상당히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PO님은 문제 정의에서부터 다시 출발했다. 프로젝트의 목표부터 바로 세운 것이다. 그리고 각 부서들에서 협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양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개발로 해결 가능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나누었다. 이렇게 하고 나니, 전체의 목표와 각자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고 프로젝트가 흔들리지 않게 된 것이다.

   나에게 부족한 점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사례였다. 사람들과 이야기는 했지만 정작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는 몰랐던 순간들이 많았다. 프로젝트의 방향이나 범위가 흔들리고, 멀리 돌아가는 경우들도 있었다. 사실 일을 하면서, 이걸 왜 이제서야 알려주는거야, 이걸 왜 지금 바꾸는거야 하고 불평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그런데 상황들이 사실은 내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법을 몰라서 생긴 것이었다. 함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혼자 일하고 있던 것이었다.

 

 


 

"성공하는 사람은 속을 들여보고, 실패하는 사람은 겉만 더듬는다."

 

   무엇이든 끝까지 파고드는 것은 성공하는 사람의 또 다른 특징이다. 공부는 이해가 될 때까지 한다. 문제는 풀릴 때까지  붙잡고 늘어진다. 고객은 물건이 팔릴 때까지 분석한다. 성공한 기업가 중에서 이런 유형의 인물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토스의 창업가인 이승건님이 대표적이다. 토스가 막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그때 이승건님은 토스 사용자 200명에게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왜 사용했는지, 무엇이 불편했는지 물으면서 토스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 지를 찾아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고객에 대한 집요함이라면 아마존도 빼놓을 수 없다. 제프 베조스는 고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정기적으로 콜센터에서 일하는 시간을 갖는다. 제프 베조스 외의 직원들도 정기적으로 이런 시간을 갖는 듯했다. IT기업의 PO나 PM들도 고객 인터뷰를 강조한다. 데이터나 보고서만으로는 고객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객을 만나야 그들이 필요한 것을 알아낼 수 있다.

   반면에, 나는 고객을 직접 만난 적이 없다. 간접적인 만남조차도 충분치 못했다. 몸 담고 있는 회사가 고객 인터뷰를 하지 않기 때문이기는 하다. 그래도 영업팀, 운영팀에서 간접적으로라도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를 만들어 볼 수는 있었을 것이다. 몸 담고 있는 회사가 데이터를 잘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더 관심을 가졌다면 조금은 더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고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성공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졌을 것이다. 겉만 더듬어서 만든 결과물을 만들었기에 큰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 같다.

 

 


 

   성공하는 사람은 삶에 대한 자세가 다르다. 이렇게 적은 세 가지도 결국은 삶에 대한 자세일 뿐이다. 성공으로 향하는 길에는 아주 쉽고 단순한 원칙만 존재하는 것 같다. 다시 한번 삶에 대한 자세를 가다듬고 묵묵히 걸어가자. 지름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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