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고 어느덧 2주가 지났다. 이제서야 방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조금씩 생활이 안정을 되찾는 것 같다. 물론 아직도 방이 어지럽긴 하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고 나면 말끔해진 모습이 될 것 같다. 생활 환경이 바뀐 최근에는 집이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강하게 실감하고 있다. 이사오기 전에 갖춰두었던 것들이 바뀌면서 습관을 잊는다거나 할 일을 잊는다거나 하는 일들이 생겨났다. 방 곳곳에 붙어있던 포스트잇들이 큰 영향을 미쳤었는데 아직 이런 것들을 갖추지 못한 탓에 패턴이 어긋나는 일이 종종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보던 거울의 위치도 바뀌었기 때문에 며칠간 어디를 보며 하루를 시작해야될 지 몰라 서성거리곤 했었다. 새 집에서는 기존의 시스템을 갖추는 것 뿐만 아니라 한발 더 앞서 나아갈 수 있는 요소들을 추가해둘 생각이다. 어떤 행동을 설계해야할 지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조금만 세심하게 설계한다면 좋은 습관들을 쉽게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색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근 들어 글감을 잘 떠올리지 못해 고생을 했었다. 컨디션이 며칠 간 좋지 않아서 들어오는 정보의 양도 새롭게 떠올리는 아이디어의 양도 충분하지 못했다. 지난 2주 간은 거의 비슷한 생각만 하고 지냈던 것 같다. 이렇게 되돌아보니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의식하지 않고 지내면 항상 하던 생각만 하게 될테니 말이다. 바깥 풍경을 내다보면서 차를 마시거나 책장을 바라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내가 붙여둔 포스트잇을 보면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책상이나 의자의 위치를 조절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모임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서 모임 일정을 눈에 잘 보이는 캘린더에 적어두거나 가장 최근 모임에 대한 기록들을 책장 위에 올려둔다거나 하는 방법도 생각이 난다. 목표를 바라보며 의지를 다지고 기분을 전환할 수 있도록 비전보드도 눈에 잘 보이는 위치로 옮길 예정이다. 새 집에서는 보드를 걸어둘 공간이 조금 더 넉넉해져서 비전보드를 하나 더 추가할 계획이다. 그 사이에 이루고 싶은 목표들이 조금씩 바뀌고 추가되면서 화이트보드 하나로는 다 담을 수가 없게 되었다.
나의 환경이 나를 지지해줄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공간을 꾸며보자. 좋은 기억을 가득 채워서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보자.
2022.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