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간 링컨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 "나의 멘토 링컨(데일카네기 지음)"을 읽으면서 링컨이 겪었던 삶의 고난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링컨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읽은 건 처음이었다. 링컨이 암살을 당했다는 것, 그가 미국의 16대 대통령이라는 것, 그리고 그에 관한 몇가지 짧막한 일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남북전쟁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노예해방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도 몰랐고 링컨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더더욱 몰랐다. 하지만 책을 편 지 몇 분만에 그의 이야기에 완전히 몰입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슬픔' 혹은 '우울'이라는 감정이 줄 곧 따라다녔다. 링컨은 오랜 시간을 우울과 고통 속에서 살아왔던 것 같다. 이야기에 몰입하다보니 나도 순간순간 슬픈 감정에 빠져들게 되었다. 링컨은 어머니, 연인 그리고 자식들을 잃는 슬픔을 겪었다. 남북전쟁에서는 수십만명의 죽음을 목격했고, 죽은 수십만명의 가족들과 연인들과 친구들이 비통해하는 모습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시련들이 그의 앞에 연이어 나타났다. 그가 겪은 정치적 실패나 가정의 불화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링컨에 대한 존경보다는 그에 대한 연민이었다. 한 인간이 이토록 절망적인 삶을 살아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았던 링컨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평생을 우울이라는 감정과 살아온 그가 안쓰러워보였다. 그리고 책을 펼치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고난의 삶을 살았지만 그럼에도 링컨은 모든 시련을 이겨냈다. 가정의 불화도 정치적 실패도 그리고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까지도 말이다. 그는 넓은 아량으로 사람들을 돌보았다. 자신을 무례하게 대하는 내각에게도,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던 장군들에게도, 언제가 자신을 비난했던 그의 아내에게도 정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화를 내는 법이 없었다. 절대 상대를 비난하지 않았다. 상대를 탓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생각을 전할 뿐이었다. 화를 내거나 비난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링컨이 맞닥드렸던 말도 안되는 상황들을 보면 링컨이 얼마나 넓은 마음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인가 싶은 장면들도 많았다. 앞으로는 마음에 동요가 생길 때마다 링컨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링컨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하면서 말이다.
그가 이루어낸 눈부신 업적 그리고 그가 썼던 명연설들도 사람들 마음에 깊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가 이룬 성취보다는 링컨이라는 사람의 삶에 대해서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의 업적과 연설에 대해서도 더 알아보고 싶다. 그의 포용력 하나만으로도 링컨이라는 이름이 이미 나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졌다. 마음에 고난과 역경이 생기면 언제든 링컨을 생각할 것이다.
2022.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