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6) - 1차 면접(상편) -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 시리즈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1) -나는 왜 은행에 지원했는가-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2) -서류전형, 자소서 (상편)-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3) -서류전형, 자소서 (중편)-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4) -서류전형, 자소서 (하편)-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5) -필기전형, 인적성 혹은 NCS-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6) - 1차 면접(상편) -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7) - 1차 면접(중편) -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8) - 1차 면접(하편) -
[나의 신한은행 이야기] 은행 취업 여정(9) -최종 면접-
인적성 시험을 보고 열흘 정도 지났을 때 합격 발표 문자가 도착했다. 1차 면접은 일주일 뒤였다. 그런데 일정을 자세히 살펴보고나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면접 일정이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였기 때문이다. 이동시간과 쉬는 시간이 많아서 면접 시간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12시간이라는 시간은 상당히 커보였다. 남은 일주일 동안 면접 후기를 살펴보고 면접 스터디를 하면서 준비를 했었다. 취업시즌에는 언제나 그렇듯 자소서, 인적성, 면접이 항상 비슷한 시기에 겹치기 때문에 일주일을 온전히 신한은행에 면접에만 쏟지는 못했다. 겨우 자기소개, 지원동기, 관련 경험 같은 핵심 질문들에 대한 답변만 할 수 있을만큼 준비가 된 상태로 면접장으로 출발했다.
AM 07:00 - 08:30 신한은행 본점(시청역 근처) 앞 - 집합 및 면접장 이동
면접은 경기도 기흥에 있는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진행되었다. 그래서 면접자들이 모두 은행 본점 앞에 모여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이른 시간부터 줄줄이 서있는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다. 아마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던 것 같다. 연수원 때도 매주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었는데 이동했던 길은 생각보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8시가 넘어서 연수원에 내려서 지하강당으로 이동을 했다. 체육관 같은 곳에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었고 간식도 나눠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면접자들이 모두 도착하고 면접에 대한 안내가 시작되었다.
AM 08:30 - 09:00 신한은행 연수원 - 면접 오리엔테이션
종일면접은 조금 특이한 형태로 진행이 되었다. 10명 정도의 면접자가 하나의 조가 되어서 면접 시작부터 면접 끝까지 함께 다닌다. 조원들이 함께 토론면접을 보기도 하고 점심 시작도 함께 한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것은 면접관 2분이 면접자들과 함께 다닌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10명의 면접자와 2명의 면접관이 한 조가 되는 것이다. 이분들과 면접도 보고 식사도 같이 했었다. 조편성에 대한 안내와 함께 면접 일정에 대한 안내도 함께 받았다. 알고리즘 테스트, 토론 면접, 점심 시간, 논술형 시험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별 인성면접 순이었다.
AM 09:00 - 10:00 알고리즘 테스트
이때는 알고리즘 테스트(명칭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라고 해서 아이큐 검사 혹은 퍼즐과 비슷한 문제를 풀었었다. 면접자들은 각각 태블릿PC를 하나씩 받는다. 그리고 태블릿으로 문제를 풀게 된다. 전구와 전선을 연결해서 불이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난이도가 쉬운 것부터 높은 것까지 여러 문제로 구성되어 있었다. 쉬운 문제는 점수를 조금 주고 어려운 문제는 점수를 많이 주었다. 최종 점수를 높게 받는 것을 목표로 문제를 풀었다. 이름은 알고리즘 테스트였지만 문제는 엄청 쉬운 편이었다. 평소에 퍼즐게임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풀 수 있을 만한 문제였다. 유형 자체는 독특했지만 한 두개만 풀면 내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락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과목인 것 같아 보였다. 긴장을 풀기에 적합한 시험이었다.
AM 10:00 - 12:00 토론 면접
알고리즘 테스트가 끝나고 토론 면접장으로 이동했다. 토론 면접은 조원들과 면접관 분이 한 군데 모여서 진행한다. 교실 같은 곳에 ㄷ자로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다. 면접자들이 ㄷ자로 배치된 의자로 동그랗게 앉았고 면접관 분들은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계셨다. 면접관 분들이 주제를 주시면 각 주제에 대해서 1분 정도 고민을 한 뒤 찬성과 반대 입장을 정한다. 그리고 나면 찬성 측과 반대 측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토론을 시작한다. 면접관 분들은 주제만 알려주시고 토론 진행도 면접자 중 한명이 맡아서 하였다. 토론 면접에서는 총 3개의 주제를 다뤘었다. 면접자들이 토론을 계속 진행하고 면접관 분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이를 평가하셨다. 주제 중 두가지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와 '엘리트 체육과 소년체전'에 관한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토론 면접은 재미있었지만 생각보다 어렵기도 했다. 이유는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조가 10 ~ 12명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토론을 30분 한다고 하면 한 사람이 말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3분이다. 너무 긴장을 해서 한두번 실수를 하면 만회할 기회가 적다는 점이 조금 압박이 되는 요소였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토론 주제에 대해서 가볍게 의견과 근거를 제시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학회 활동과 모의 면접을 하면서 느꼈지만 나는 토의나 토론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면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편하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사람이 많아서 말을 많이 하지 못하는게 아쉬웠다. 토론 면접은 나의 강점을 드러내기에 좋은 유형이라고 생각했기에 발언 시간이 길어질 수록 더 유리할 것이라 판단했다.
토론 면접을 할 때는 평소에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던 것처럼 임했다. 상대의 의견을 들으면서 차분히 논리적인 구조를 생각했다. 주장은 무엇인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그리고 근거의 상하관계나 수평관계에 대해서 정리했다. 예를 들어, "소년 체전은 폐지해야 한다. 소년체전 출전을 빌미로 학생들의 단기성과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장기적으로는 아이들의 실력향상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이 있다고 해보자. 이때, 1) 소년체전이 정말로 단기성과에 집중하는 결과는 만드는가? (논리의 사실성 여부) 2) 단기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장기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가? (인과성 여부) 3) 소년 체전이 장기성과를 희생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주지는 않는가? (득실의 비교) 4) 학생들 스스로가 원한다면 장단기 성과와 관계없이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상위 근거의 제시)와 같은 질문들을 던져볼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방향으로 특정 의견에 대한 논리성을 검증하다보면 상대의 주장에 허를 찌를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질 수 있게 된다. 이때 억지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특정 효과를 부풀리는 식의 주장은 좋지 않다. 단지, 논리성만을 기반으로 하여 논리적 허점이 있는 부분만 짚어주면 생각과 말을 조리있게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상대방이 나의 논리점 허점을 짚고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방어를 해주면 좋다. 상대의 의문이 어떤 부분에서 논리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는지 그리고 왜 나의 의견이 논리적인지를 설명해주는 것이다. 이때도 상대방의 지적이 합당하다면 깔끔하게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상대방의 인정하고 나의 부족함을 아는 것도 실력이다.
오늘은 오전일과까지만 정리를 하고 오후 일정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이어서 적어보도록 하겠다. 토론면접에 대한 이야기를 적다보니 토론이나 토의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한번 이야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2.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