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같이 있으면 유독 편안한 사람이 있다. 기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나의 속마음을 다 드러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나의 이야기를 할 때 불편한 감정이 생기지 않는 사람말이다. 이와는 반대로 속마음을 잘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지는 사람도 있다. '편안함'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무엇이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일까?
먼저, 편안함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편안하다는 것은 마음에 거리껴지는 것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즉, 나의 모습 그대로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나를 꾸미거나 숨기지 않아도 되는 상태인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무언가를 숨기거나 꾸미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 가면 가끔은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말하며 일을 한다. 그만다니고 싶어도 그만다니고 싶다는 속마음을 숨기기도 한다.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때로는 가기 싫은 식당이 있어도 싫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사이도 있다. 나의 진짜 고민이나 상황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때도 있다. 삶의 많은 순간들에 우리는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된다. 만약, 우리의 관계들 속에서 그럴 필요가 없다면 어떨까? 그것이 바로 편안한 관계이다.
그러면 무엇이 편안함을 만들까? 첫째는 '수용'이다.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했을 때 상대방이 이에 대해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보내거나 비난을 하거나 멸시하거나 비웃는 등의 행동을 한다면, 이후에 나는 그 사람에게 나의 진실된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거절을 두려워한다. 그렇기에 나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불편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상대를 위해 건전한 비판을 해야할 때도 있지만, 건전한 비판도 수용이 있은 다음에 이어질 수 있다. 수용없는 비판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든다. 나의 생각을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 우리는 편안함을 느낀다.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런 생각도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두번째는 '안전함'이다. 낭떠러지가 바로 옆에 있는 길을 걸어간다면 100명 중 100명이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잘못 헛디디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마음 속에 들어와있기 때문이다. 낭떠러지는 안전한 공간이 아니기에 여기서 편안함을 느끼기는 어렵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상대가 나를 헤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편안함이 생긴다. 나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나중에 나의 약점을 가지고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이런 안전한 느낌은 나의 평소 행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정해진다. 밝은 미소로 상냥하게 대하는 사람, 성실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이런 이유와도 연관이 있다. 공격성이 적어보이며 언제나 일관되게 같은 태도로 나를 대할 것이라는 믿음이 의연 중에 생겨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도 역시 상대가 나를 바라보는 관점에 영향을 미친다. '안전함'이라는 것은 평소 나의 행동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마지막은 상황에 맞는 적당한 '반응'이다. 나의 의견을 수용해주고 안전한 사람이라고 해도 반응이 없다면 관계는 온전히 형성되지 않는다. 공감, 지지, 격려, 조언 등 다양한 반응이 있어야 한다. 관계라는 것은 혼자서는 만들 수 없다. 오는 것과 가는 것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편안한 관계에도 마찬가지로 반응이 필요하다. 반응은 상황에 맞는 대처이기 때문에 법칙을 제시하기 어렵지만, 반응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나는 편안한 사람인가? 편안한 사람들도 편안한 사람을 찾는다. 그래서 편안한 사람 곁에는 편안한 사람이 많다. 그래서 나의 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면 그 시작은 언제나 나 스스로에서부터야 한다.
2023.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