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예쁘게 가꾸면 느낄 수 있는 것들
이사를 온 지도 어느덧 한달이 넘었다. 그리고 이제서야 방 정리가 어느정도 마무리되었다. '자연을 담은 공간'이라는 큰 주제 아래 가구와 작은 인테리어 소품들을 배치하였다. 예쁜 식물을 담은 예쁜 화분까지 놓으니 자연이 느껴지는 공간이 되었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지출을 해본 건 처음이었다. 그 동안은 집을 깔끔하게만 유지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공간이 삶에 주는 영향력에 대해서 깨닫고 나니 집을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으로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집을 꾸미면서 몇가지 느낀 점들이 있었다. 첫번째,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집 안이 하나의 통일된 컨셉으로 유지되니 내 집에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필요하지 않은 지가 쉽게 파악된다. "돈의 속성"에서 김승호 회장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내 집을 이렇게 가꾸고 나니 이것이 훨씬 더 크게 실감이 되었다. 인테리어 코너를 둘러보다 괜찮은 물건을 발견하더라도 이것이 집에 쓸모가 있는지 혹은 이것이 집과 어울리는지를 생각해보고 구매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기준이 정해지니 기준에 맞지 않는 물건은 사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한, 물건들을 모두 분류별로 정돈해두니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게 되고 어디에 있는지 몰라 또 다시 구매하게 되는 일이 없어지게 되는 것 같다. 이제는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거의 대부분 파악하고 있다.
두번째는 집을 가꾸고 나니 집을 어지럽히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집을 정돈시키고 나니 조금만 균형이 흐뜨러진 물건이 있으면 바로 눈에 띄게 된다. 또한, 물건들마다 각자의 자리를 정해주었기 때문에 즉각 제자리에 놓게 되어 집이 계속 깨끗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 쓰레기도 바로바로 치우게 되고 책상에 올려놓았던 물건들도 바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또한, 어울리지 않는 물건들은 줄여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집의 아름다움이 조금씩 쌓이게 된다.
세번째는 마음의 편안함을 느낀다는 점이다. 예쁜 카페나 공원에 가면 우리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낀다. 공간이 가진 미적인 가치가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 집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집이 예쁘게 가꾸어져 있으면 이런 영향을 매일 받을 수 있다. 직장에서 돌아왔을 때 예쁘게 정돈된 공간을 바라본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반대로 정리되지 않고 어지러운 공간을 만나게 된다면 나의 마음은 축 가라앉게 된다. 하루 이틀은 삶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겠지만 이것이 누적되면 우리의 감정과 정서를 영구적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따듯하고 온화한 기분을 느끼며 지내는 사람은 삶에서 마주치는 어려운 난관들을 훨씬 더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공간이 주는 영향을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책상 옆으로 보이는 예쁜 화분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굳이 성공과 연관을 시키지 않더라도, 나를 웃음짓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한번의 미소는 한번의 행복한 순간과 같기 때문이다.
2022.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