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매수하기 전, 스스로에게 해야 할 3가지 질문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다음 세 가지 질문부터 답해야 한다. (1) 내 집이 있는가? (2) 나는 돈이 필요한가? (3) 내게 주식투자로 성공할 자질이 있는가?"
-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중에서 -
피터 린치는 워렌 버핏에 버금가는 전설적인 투자자이다. 그는 피델리티 자산운용에서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여 13년간 660배의 이익을 만들어냈다. 연 평균 수익률은 30%에 이른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은 월스트리트의 전설인 피터 린치가 쓴 책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피터 린치의 노하우가 담겨있다. 피터 린치는 주식을 시작하기 전에 앞에서 말한 3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주식을 시작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주식을 이미 시작한 사람들 모두 자신만의 답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질문1. 내 집이 있는가?
"집은 거의 모든 사람이 어떻게든 보유하는 훌륭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하수구 근처에 지은 집이나 호화 주택가의 저택처럼 가격이 폭락하는 예외도 있지만, 100중 99채의 집은 돈을 벌어준다." 평균적으로 부동산은 주식보다 훨씬 더 큰 수익률을 가져다준다. 집은 대개 대출을 받아서 살 수 있기 때문에 레버리지 효과가 매우 크다. 집 값의 80%를 대출받아 집을 산다면 집값이 5%만 올라도 실질 수익률은 그 5배인 25%가 된다. 더욱이 집은 필수재이기 때문에 집을 보유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삶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한다. 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의 변동성은 주식만큼 크지도 않다. 덕분에 장기보유를 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집값은 대개 상승한다. 비록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집은 그 자체로서 우리에게 큰 가치를 준다. 집값이 반토막이 나더라도 안락한 집에서 쫓겨나는 일은 없다. 무주택라면 정부에서 제공하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혜택을 놓치지 않고 활용한다면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되어줄 것이다.
질문2. 나는 돈이 필요한가?
단기간 내에 큰 지출이 예정되어 있다면 주식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만약 내년에 유학을 가기 위해 돈을 모아두었다면 그 돈은 예금이나 채권에 넣어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2~3년도 단기 투자라고 보아야 한다. 급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언제 어떻게 변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당장 써야되는 돈을 이런 시장에 투자한다면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조급한 마음에 조금만 주가가 떨어져도 불안감에 휩싸여 쉽사리 주식을 팔아버리게 된다. 조금의 손실을 보고 팔아버리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주가가 폭락한다면 유학길이 막히는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주식투자는 언제나 여유자금을 가지고 해야 한다. 앞으로 5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없어도 되는 돈이라면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
질문3. 내게 주식투자로 성공할 자질이 있는가?
"이것이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자질의 목록을 열거하면, 인내심, 자신감, 상식, 고통에 대한 내성, 초연함, 고집, 겸손, 유연성, 독자적으로 조사하려는 의지, 실수를 기꺼이 인정하는 태도, 전반적인 공포를 무시하는 능력 등이다." 피터 린치는 그 중에서도 인간 본성과 '육감'의 유혹을 버텨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주식시장의 등락과 주식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 사이에는 상당히 큰 괴리가 존재한다. 어떤 주식이 오를 것이라고 믿는다면 객관적 정보보다는 나의 믿음 혹은 감에 의지해 투자를 이어가게 된다. 그러나 주식은 명확한 근거와 원칙을 가지고 접근해야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게임이다. 뉴스나 주가 움직임에 끊임없이 마음이 동요되고 즉흥적으로 판단을 내린다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정말 단순하지만 정말 핵심적인 질문들이다. 3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니 나는 주식투자를 절대하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나는 집이 없다. 매달 월급의 상당 부분을 월세로 지출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내가 내는 월세와 오르는 집값을 생각해보면 당장이라도 집을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하게 든다. 그동안은 돈이 없으면 당연히 집을 살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작은 집이라도 좋으니 하루 빨리 나의 집을 구해야할 것 같다. 나의 안식처이면서 동시에 최고의 투자처이니 말이다.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지출이 계획이 없다."이다. 하지만 집을 살 생각이라면 답이 달라져야할 것 같다. 청약을 한다고 생각하면 분양가의 20%는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사는 것이 좋기 때문에 나에게는 근시일내의 지출이 생긴 셈이다.
마지막 질문은 나의 자질에 관한 것이다. 사실 그동안의 투자 방법을 되돌아보면 나는 충분한 자질을 가지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원칙이 없는 투자를 했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다. 정말 적은 정보만을 가지고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를 했었다. 매수를 하는 타이밍에도 매도를 하는 타이밍에도 기준이나 일관성이 없었다. 시장이 안좋아서 수익을 내지 못했다 생각했지만 나의 실력이 부족해 수익을 내지 못한 것이었다. 앞으로는 조금 여유롭게 원칙을 세우는 시간을 가져야할 것 같다. 다행스러운 점은 내가 조바심을 내는 성격이 아니며 인내심과 고통에 대한 내성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피터 린치가 열거한 자질 중에서 몇가지는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우선은 부족한 몇가지 요소를 채우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
앞으로 나만의 투자원칙을 세울 때까지 추가 납입은 멈출 생각이다. 우선은 이미 투자한 주식들을 분석해보면서 무엇을 보유해야 할 지 그리고 무엇을 보유하지 말아야 할 지 판단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원칙이 세워지고 나서 투자를 다시 이어가도 늦지 않다. 나는 아직 젊고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피터 린치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서 투자 원칙을 다듬고 돈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
2022.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