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식 이야기

[종목분석] 맥쿼리인프라(종합의견: 매도)

거인의서재 2022. 11. 25. 21:32

    오늘은 오랜만에 종목 분석에 관한 글을 적는다. 종목 분석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보니 분석하고 싶은 종목이 분석할 수 있는 종목보다 언제나 더 많다. 오늘 분석한 종목은 "맥쿼리인프라"이다. 아마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맥쿼리인프라는 사실 일반적인 기업은 아니다. 사회간접자본에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는 펀드에 더 가깝다. 투자회사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증권사처럼 주식 중개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투자를 해서 수익을 만드는 형태이다. 맥쿼리인프라는 당기순이익의 90%이상을 배당할 경우 법인세를 면제받는 기업이다. 그래서 배당주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2022년 11월 25일 현재 기준으로 주가는 11,250원이며 올해 예상되는 총 배당금은 750원 근처이다. 배당수익률이 6~7% 정도인 것이다. 주식을 시작하고 얼마쯤 지났을 무렵, 이름이 신기해서 종목 정보를 조회해본 종목이다. 당시에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고 무작정 매수를 했었다. 매수시기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배당을 두번인가 세번 받았다.

 

(맥쿼리인프라 재무지표 / 단위: 백만원)

    이제 본격적으로 종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분석 후 내린 나의 결론은 '매도'이다. 안정적인 배당을 받기에 매력적인 주식이지만, 매우 큰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고 보았다. 매도를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만 설명을 해보려고 한다. EPS나 DPS 등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현재 PER은 14 정도로 양호한 편이다. PER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EPS의 90% 이상이 현금배당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이다. 다만,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미수이자에서 적신호를 발견했다. 2018년부터 미수이자의 수치가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산 혹은 대출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같은 비율로 증가한 것이라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겠으나 대출금 증가율 수치와 함께 비교해보면 미수이자 증가율이 훨씬 더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대출금 회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 또한, 이와 동시에 장기차입금과 사채규모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미수이자가 증가하니 현금 보유량이 줄어들게 되고 부족해진 현금 확보하기 위해 부채를 늘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맥쿼리인프라 대출금 상세정보 / 출처: 2021 맥쿼리인프라 감사보고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미수이자가 어디서 증가했는지를 재무제표 내에서 확인해야 한다. 감사보고서의 주석사항을 살펴보았더니 (주)비엔씨티라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미수이자의 금액이 약 4,0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대출금 규모는 그대로인 반면 미수이자만 늘어난 상황이다. 전년도와 전전년도 재무제표를 보아도 같은 양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출금이 늘지 않았는데 미수이자만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주)비엔씨티의 경영상황이 일시적으로 좋지 않은 것이라면 대출금을 잘 회수할 수 있을 것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만약 회사가 파산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것은 물론 맥쿼리인프라는 미수이자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맥쿼리인프라는 (주)비엔씨티에 1,900억원의 대출을 내주었고, 미수이자도 4,000억원이나 된다. 또한, (주)비엔씨티의 지분을 690억원어치 가지고 있다. 비엔씨티에 문제가 생길 경우 최대 7,000억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2022년 3분기 맥쿼리인프라 자산규모가 약 3조이니 20% 이상의 자산손실도 가능하다.

 

(주)비엔씨티 재무지표 / 출처: 잡코리아, NICE신용정보

    이제 우리는 (주)비엔씨티라는 회사가 대출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애석하게도 비엔씨티의 경영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현재 비엔씨티는 7,000억원 규모의 자본잠식 상태이다. 당기순이익은 최근 3년 평균이 -600억원이다. 매출액이 1,400억이고 EBITDA 마진율이 50%를 넘긴다고는 하나 부채규모가 너무 커서 이자를 감당하기에도 벅차보인다. 현재 경영 상태로는 대출금의 규모를 줄일 수 없을 것 같아 보인다. 더구나 (주)비엔씨티는 공기업도 아니다. 지분의 30%를 맥쿼리인프라가 가지고 있고 약 10%를 부산항만공사가 가지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누가 가지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맥락을 보았을 때,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을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즉, 파산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비엔씨티가 파산한다고 해서 맥쿼리인프라가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맥쿼리인프라가 정말로 7천억원의 손실을 입는다고 해도 회사는 계속 운영될 수 있다. 나머지 시설은 독립된 사업체들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SOC 채권에 대한 조기상환 압력으로 나머지 투자시설의 자본경색이 발생할 수는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넘어가도록 하겠다. 어찌되었든 맥쿼리인프라는 건재할 것이다. 문제는 비엔씨티 이슈가 붉어지면 주가가 20% 이상의 낙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나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 대부분에 대해서 매도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이면의 진실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확인가능한 정보에 기반했을 때는 이것이 최선의 판단이리라 믿는다.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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