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에 이겨도 민심을 잃으면 전쟁에 패한다
"보응우옌잡은 인민과 군의 상호 관계를 수어지교라고 하였다. 군에게 인민은 물과 같았다. 베트남 인민군은 창설 이래, 항상 인민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려 배려하였다. 대조적으로 '물'을 돌아보지 않았던 미국군은 베트남 전쟁에서 모든 베트남 민족과 인민의 저항에 부딪힌 것이다."
- 지략의 본질 중에서 -
민중의 마음을 얻는 것은 정치에서는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심지어는 민중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전쟁에서 조차도 민심을 얻느냐가 승패를 가로짓기도 한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군은 수많은 전투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그러나 결국 전쟁에서는 패배했다. 미군은 잘 싸웠지만 민중들은 남베트남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 결과 미군의 활약은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았다.
이는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에서도 마음에 새겨야 할 말이다. 경영진이나 리더가 성과를 내더라도 구성원들이 이를 진심으로 지지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조직이 유지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 받았는데 구성원들은 부속품 역할만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리더가 아무리 유능하더라도 부하 직원들이 성취감이나 소속감 등을 느끼지 못하면 떠날 가능성이 높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의 결과로 보너스를 챙겨주더라도 정말로 붙잡아야 할 인재는 놓치게 된다. 현재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들만이 남아서 성과를 나눠받게 되고 조직은 조용히 죽어간다.
조직이 새로운 도전이나 변화를 시도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구성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도전과 변화는 자리잡지 못한다. 겉으로는 따르는 척하면서 형식만 맞추고 속으로는 이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태업을 하거나 숫자만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만난다면 이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아마 남베트남이 그랬던 것처럼 금새 조직은 와해될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심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해진 조직을 재빨리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룰 것이다.
경영진은 때때로 조직원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구성원을 이끌어가야 한다. 평범한 사람들 눈에는 구렁텅이인 것 같아 보이는 곳으로 억지로 끌고 가야할 수도 있고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민중의 뜻을 거스르게 된다면 원했던 결과를 만들 수 없다. 목적지가 낙원이라 하여도 도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내가 뛰어나다 할 지라도 따라가야 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2022.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