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법
최근 한달 간 글을 못 쓴 날이 상당히 많았다. 회식이 있는 날도 있었고 야근으로 퇴근이 늦어진 날도 있었다. 요즘 불어난 업무로 인해 정시 퇴근을 못한 날이 꽤나 늘어났다. 갑작스레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정신없는 날들이 이어졌다.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는데 집중하다보니 놓치는 부분들도 비례해서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방향을 잃지 않고 업무들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우선은 마음을 차분히 먹어야만 한다. 긴급한 상황이라서 이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의식적으로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아무리 급해도 1~2분 정도의 여유도 가지지 못할 정도의 일은 없다. 일이 밀려들 때 혹은 마음이 조급해질 때는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먼저 가라앉혀야 한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마음이 어지러우면 바쁘게 움직여도 성과를 낼 수 없다.
마음이 가라앉았으면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야 한다. 때로는 하지 않아야 하는 일도 있다. 거절해야 할 일, 미뤄야 할 일을 가리는 것이 먼저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들이 정리가 되었다면 이제는 무엇을 먼저할 지 순서를 정해야 한다. 여기까지 왔다면 80%는 성공한 것이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보인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도 동시에 알게 된다.
다음은 우선순위를 정한 업무 리스트를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이다. 절대로 하나를 끝내기 전에 다른 일로 옮겨가서는 안된다. 그래야 효율적으로 업무를 끝낼 수 있다. 이렇게 하나씩 차분히 하다보면 일은 생각보다 빠르게 끝난다. 그리고 이렇게 하다보면 내가 할 수 없는 일도 무엇인지도 확실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고, 업무기한 혹은 업무할당 변경을 요청할 수도 있다. 반드시 모든 일을 내가 할 필요는 없다. 기한을 어기는 것보다는 미루는 것이 낫다.
그런데 문제는 사무실에서 이렇게 여유롭게 집중할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중을 하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메신저나 메일이 날아든다. 그럼 내가 세웠던 우선순위는 조금씩 흐뜨러진다.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모든 일이 급한 일처럼 보인다. 메신저에 답변을 하다보면 어느새 우선순위와는 관련이 없는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더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메신저가 오더라도 빠르게 우선순위를 판별해야 한다. 직전에 작성했던 우선순위 중 방금 들어온 요청은 어느정도 수준에 해당하는 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우선순위가 낮다고 판단이 든다면 며칠 후에 답장을 드리겠다는 답변을 남기고 다시 원래 업무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의 시선을 사로 잡는 것들에만 집중하다보면 바쁜 하루 끝에 남는 것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
알고 있어도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우선순위를 눈에 보이게 정리해두고 이에 맞추어서 업무를 처리하다보면 바쁜 하루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을 것이다.
2023.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