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에게 질문을 받는다면 대답할 수 있을까?
며칠 전, 신입 서비스 기획자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다. 우리 회사에서 내년에 입사할 신입사원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항상 팀의 막내였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물론, 우리 팀에 신입사원이 들어올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 팀에 신입사원이 들어온다면, 항상 질문만 하는 자리에 있다가 이제는 질문을 받는 것으로 역할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해보니 내가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해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기획자로서 회사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하며, 무엇을 궁금해해야 하는 걸까? 신규 입사자를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은 아마도 3가지일 것 같다. 1) 회사의 규칙 2) 담당 업무 3) 선배로서의 인사이트 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회사의 규칙은 거창해보이지만 아주 작은 것들이다. 출퇴근 시간은 언제인지, 서로 인사를 하는 분위기인지, 점심은 누구랑 먹는지, 프린터는 어떻게 사용하는지, 휴가는 어떻게 쓰는지 같은 것을 말한다. 문서를 통해 알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사람을 통해서 알아야하는 부분들도 있기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나도 입사한 지 오래된 것은 아니라 문서화될 수 있는 지식만 알고 있을 뿐이다. 아직은 회사 내 갈등이나 역학관계를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인사평가, 연봉, 승진 등에 대한 내용도 잘 알지 못한다.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발굴할 필요도 있다.
두번째는 담당 업무이다. 팀에서 사용하는 업무툴은 무엇인지, 각종 데이터는 어디서 얻어야 하는지, 누구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와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기획서를 쓰는 방식이나 업무를 관리하는 방식도 회사마다 팀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러한 내용도 마찬가지로 알아두어야 한다. 팀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개인별 목표는 무엇인지 등도 함께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좀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 들어가면 기획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와 같은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이렇게 적다보니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 더 많다는 게 눈에 훤히 보인다. 팀의 목표나 방향성에 대해서조차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고객 데이터나 매출자료도 아직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마지막은 선배로서의 인사이트이다.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이 선배로서의 역할인데 아마도 가장 부족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앞선 2단계를 충분히 파악해야 생기는 것이 인사이트이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각 서비스별로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테스트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UI/UX에 대한 판단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우리 고객들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와 같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경쟁사와의 차별우위라던가 시장동향에 대한 정보도 알아두어야할 내용들이다. 제대로 답할 수 있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질문들이 압도적으로 더 많다.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보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던진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하나씩 고민해보면서, 연말까지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보려고 한다.
2022.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