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공간, 만남이 변하니 나도 변했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세 가지 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렇게 세 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건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 오마에 겐이치 -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지도 어느 덧 4개월. 시간과 공간 그리고 만남 중 가장 큰 변화는 시간에 있었다. 하루에 3~4시간씩 핸드폰을 사용하고, 자극적인 유튜브 콘텐츠를 소비하고, 웹툰을 보느라 시간을 보내고, 커뮤니티 혹은 주식 시세를 보는데 많은 에너지를 할애했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건설적으로 보냈던 날들도 분명 있었지만 시간을 낭비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었다. 주말이면 방에 누워 늦게까지 유튜브 게임 방송을 보는 날이 많았고 아침에 일어나면 핸드폰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날도 있었다. 성적인 자극을 주는 미디어를 소비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직장생활과 대인관계에서의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록 쉽고 자극적인 쾌락에 의존하려는 모습이 커졌던 것 같다. 물론, 매우 흐름이 좋은 시기도 있었다. 스트레스가 없고, 매일매일이 기분 좋고,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쾌락에 의존하지 않는 흐름을 유지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러나 그 시절조차도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때도 늦잠을 자는 날이 많았고, 여전히 유튜브와 웹툰을 보는 걸 좋아했었다. 주말이면 미디어를 소비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이상적인 모습에 많이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물론 아직 100%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큰 변화가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웹툰, 자극적인 유튜브 영상들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주말에 휴식을 취할 때도 미디어를 거의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책을 읽거나 자기계발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였다. 전에는 11시 전에 잠에 들었던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요즘은 10시 전후로 잠자리에 든다. 그리곤 5시 ~ 5시 반,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에 하루를 시작한다. 일찍 일어나 남들이 잠든 시간에 하루를 시작한다는 성취감과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 일주일에 2번은 아침에 운동을 한다. 글을 쓰는 습관도 만들 수 있었다.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실행력을 가지고 나의 목표에 다가간다. 아직도 시간을 100%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미루는 일들이 많다. 하지만 살면서 이보다 멋지게 보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가라앉아 있었던 기분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밝은 에너지가 조금씩 채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조금만 더 지나면 에너지를 내 안에 가득 채우고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전할 수 있는 정도가 될 것 같다.
공간에도 변화가 있었다. 새로운 회사로 옮겨가게 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전 회사는 좁은 파티션에 회색빛이 도는 답답한 형태였다. 자리는 넓긴 했지만 그것 외에는 편안함을 주는 요소가 하나도 없었다. 휴식 공간도 없었고 회사 밖을 나가도 온통 건물 숲이어서 숨이 막히는 기분 혹은 삭막한 기분이 들었다. 회사 건물에서의 경치도 좋지 않았다. 지금 회사는 규모는 작지만 훨씬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회사에 휴식 공간이 넓직하게 자리잡고 있고 곳곳에는 식물들이 있어 초록빛을 느낄 수 있다. 따듯한 느낌을 주는 목재 책장과 벤치도 있다. 사무실도 조금 더 따듯한 느낌을 준다. 은은한 초록빛이 곳곳에 숨어있고 꽉 막혀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 배치이다. 회사 근처는 조금만 나가면 공원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자연을 언제나 만끽할 수 있다. 출근시간, 퇴근시간 그리고 점심시간 원하면 쉬는 시간에도 잠시 나가서 자연을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집에도 조금의 변화를 주었다. 사용하지 않는 가구와 옷을 조금 버리고 새로운 의자를 구매했다. 책상 배치도 조금 바꾸어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침구류도 이전에 쓰던 걸 버리고 새로 장만했는데 확실히 집에 새로운 분위기를 가져다준다. 그리고 이제 곧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간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가구 대부분을 버리고 모두 새로 구매해서 완전히 다른 공간을 꾸밀 계획이다. 새로운 공간에 새로운 기억을 채우려고 한다. 긍정적인 경험들로 채워서 성공을 만드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이사를 가게 되면 회사와 집 양쪽 공간 모두에서 큰 변화가 생기는 셈이다.
마지막은 만남이다. 이 역시도 직장을 옮기면서 큰 변화가 있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고 느낀다. 동기들이 꽤나 많은 편이어서 마음이 놓인다. 마음이 통한다고 느껴지거나 혹은 배울 점이 많다고 느껴지는 동료들도 있다.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직장 동료인데, 직장이 바뀌었으니 이보다 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직으로 인한 변화 외에는 나의 만남에 큰 변화는 없었다. 모임을 찾아야지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두 번의 독서모임에 나갔던 것이 전부였다. 아직 나의 에너지가 100% 채워지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이들의 인정을 받을 때 비로서 온전히 내 자신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의 내가 에너지가 넘쳤던 것도 주변 사람들의 인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다른 무엇보다도 좋은 만남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은 만남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기에는 내 안의 에너지가 부족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에너지가 채워진 것 같다. 이제는 만남을 통해 마지막 남은 조각을 채워야겠다. 만나는 사람을 바꾸면 내 삶은 한 차원 더 크게 변화할 것이다.
올해는 시간, 공간, 만남 모두에 큰 변화가 있었던 시절로 기억하고 싶다. 멋진 변화가 가득했던 한 해라고 기억할 수 있게 한 발자국 더 움직여보자.
2022.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