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관심이 생기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이런 의문을 품곤 한다. 상처받지 않으려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기에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가 클수록 이런 관심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궁금해한다. 그러나 우리의 궁금증은 그리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 않던가.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겉모습 뿐이다. 그 안에 어떤 생각이 들어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기나 한 것일까? 오늘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사람의 마음이고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사람의 외형이다. 그러니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바깥으로 표출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단서가 될 것이다. 마음은 어떤 형태로 바깥으로 표현이 될까? 마음은 곧 생각이다. 그리고 생각을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말이다. 우리의 생각은 종종 우리의 말로 표현된다. 주로 쓰는 단어, 높임말, 말의 빠르기, 논리성 등으로 상대에 대해서 대략적인 파악을 해볼 수 있다. 상대의 말을 통해서 교양, 학식, 목표 같은 것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말이라고 하는 것은 쉽게 바꿀 수 있는 무언가이다. 상대와 만남을 지속한 기간, 대화의 분위기 등에 따라 언어는 천차만별로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니 말에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다만, 조금 오래된 사이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에서라면 상대의 진짜 말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생길 것이다.
말보다 조금 더 강력한 표현은 '행동'이다. 말은 쉽사리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몸에 벤 행동, 특히나 습관은 의식한다고 해서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걸음걸이, 손동작, 자세 등이 잠깐 사이에 바뀔 수 있을까? 혹은 그것을 몇 시간 이상 지속할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이를 교정하다보면 어딘가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평소 공송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네고, 물건을 놓을 때에도 소리가 나지 않게 반듯이 내려놓는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바닥에 물건을 던지듯이 놓거나 몸을 배배 꼬면서 앉아있기도 한다. 이는 상대의 보이지 않는 생각을 대변한다. 사람의 감정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다시 행동을 만든다. 그리고 행동은 모여서 습관이 된다. 의식하지 못한 마음과 생각들도 행동과 습관으로 이어진다. 별 것 아닌 자세나 손버릇에도 이것이 묻어나온다.
마지막은 주변에 있는 '사람'이다. 결국,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과 어울리게 된다. 부자들은 부자들과 어울리고 가난한 자들은 가난한 자들과 어울린다. 어느정도 공감대를 가지고 있어야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비슷하여서 친해지기도 하지만 생각하는 방식이나 성격 등이 비슷해서 친해지기도 한다. 나와 말이 잘 통하는 사람과 어울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관심이 있는 사람 주변에 누가 있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분위기를 대략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이다. 남을 헐뜯기 좋아하고, 매사 비관적인 생각만 하는 사람 곁에 있는 사람은 매우 높은 확률로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설령 그렇지 않은 사람이었더라도 말이다.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울린 사람들끼리 비슷해지기도 한다.
말과 행동 그리고 주변 사람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사람의 마음을 파악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내가 충분한 인품, 교양 그리고 실력을 갖추어야 상대를 정확히 꿰뚫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상대의 실력을 알아보는 것도 실력이다. 내가 인품이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면 상대의 인품을 판단할 수 없다. 언제나 나를 돌아보고 나를 닦는 것이 먼저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시야가 넓고 깊어질 것이다.
2023.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