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이 주는 가치
"인간은 쉽고 빠른 걸 원한다. 노력하지 않고 무언가를 얻길 원한다."
왜 우리는 편한 것만을 찾으려고 할까? 이것은 뇌의 작용과 관련이 있다. 인간의 뇌는 높은 효율성을 추구한다. 즉, 가능하면 에너지를 쓰지 않고 아끼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쉽고 편하고 익숙한 것을 자꾸만 찾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뇌가 인지적인 에너지를 쓰지 않고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고 웹툰을 보는 스스로를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를까?하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우리는 모두 게으르게 태어난 것이다. 그래서 사실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우리와 비슷하게 게으르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 뇌가 편한 것만 찾는다는 사실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바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반드시 쉽게 다가가야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복잡한 걸 싫어한다. 광고도, 서비스도, 설명도 모두 쉬워야 한다. 한 눈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렵고 복잡하면 사람들은 눈을 돌려버린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이 단순하고 지식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학식이 높은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명문대 교수님이라고 해서 복잡한 광고와 서비스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는 단순함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단순함은 어디에서 올까? 먼저, 양이 적어야 한다. 글자라면 10페이지보다는 1페이지가 10줄보다는 1줄이 더 단순할 것이다. 그림이라면 색깔이 적을 수록, 도형이나 선이 적을 수록 더 단순할 것이다. 내용과 관계없이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 자체가 늘어나면 그 자체가 복잡함이 된다.
양을 줄였다면 이제는 구체화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 뇌는 추상적인 사고에 익숙하지 않다. 맨 처음 인류의 조상에게는 추상적인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언어조차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사물이나 행동들이 우리에게는 더 쉽게 인지되고 각인된다. '길동은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표현보다는 '530원짜리 라면 한 봉을 사고 나니, 길동에게 남은 돈은 37,660원이었다.'와 같이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게 표현하는 것이 뇌의 관점에서는 더 단순하게 받아들여진다.
상충되는 개념 혹은 예외를 두지 않는 것도 단순함에는 필수적이다. 유제품은 5층 3번째 줄에 전시되어있습니다. 단, 치즈와 요구르트 그리고 저지방 우유는 3층에 보관 중입니다. 마트에 가서 이런 문구를 발견했다고 생각해보자. 고객들이 이를 잘 기억할 수 있을까? 유제품은 5층에 있는데 예외 품목들은 다른 층에 있다. 아마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이다. 3층에서 유제품을 발견한 고객도 5층에서 유제품을 발견한 고객들도 말이다. 쉬운 규칙성을 부여해야 한다. 이는 상품의 진열, 계산, 온라인 서비스 모두에 적용된다.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쿠폰을 발급했는데, 전체 매장 중 30%의 매장에서만 쓸 수 있다고 해보자. 얼마나 헷갈리겠는가. 분명히 상당한 고객불만이 접수될 것이다.
단순함은 단지 멋있어보이는 무언가가 아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가치이다. 단순함의 가치를 추구한다면 어느 곳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2023.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