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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신화를 왜 배우는걸까

거인의서재 2022. 12. 14. 21:30

    인류의 역사에는 언제나 신화 이야기가 등장한다. 신화는 보통 인간의 지식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메우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구의 탄생, 자연재해, 각종 질병, 생명, 죽음 등을 신화가 설명하곤 한다. 우리 역사에도 마찬가지로 신화가 등장한다. 바로 단군왕검과 고조선이다. 하늘에서 환웅이 내려와 이 땅에 자리잡는다. 동굴에서 쑥과 마늘만 먹고 견딘 곰이 여인이 되어 환웅과 혼인을 한다.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단군왕검이 기원전 2333년에 고조선을 건국한다.

 

    왜 우리는 이런 신화를 가지게 된 것일까? 그리고 왜 이 이야기를 국사 시간에 배우게 된 걸까? 기원전 2333년은 정말로 근거가 있는 이야기일까?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단군 신화는 만들어진 이야기일까 아니면 정말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일까.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낸 것일까. 의도를 가지고 만든 이야기라면 북쪽 지방의 사람들을 한데 묶기 위해서 이야기를 사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새롭게 들어선 왕조가 자신들의 고조선의 계승자라고 말하면서 과거 고조선이 얼마나 위대한 왕조였는지를 이야기했다면 그들의 지배가 조금 더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을까.

 

    고조선의 역사적 증거에 대해서는 내가 더 공부를 해야겠지만, 분명히 유물이나 유적 그리고 기록 등의 자료가 있었기에 역사적 사실로 인정받았을 것이다. 다만, 의문이 드는 것은 왜 단군신화를 여전히 배우는가이다. 그리고 기원전 2333년이라는 것이 정말로 사실인가 하는 점이다. 고조선의 존재에 대해서는 크게 의구심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단군신화는 조금은 의도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민족이며, 우리는 하늘에서부터 혈통을 이어받은 민족이라는 의미가 단군신화에는 깃들어있다. 이는 우리가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긍지를 고취시킨다. 현대에는 이런 이야기가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과학적 지식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비교적 큰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이를 정설로 적은 것인지도 모른다.

 

    이와 더불어 교과서에서 이를 사실인 것처럼 기록하고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라는 의문도 든다. 단순히 단군왕검이 이야기와 연대를 배우는 것보다는 어떤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런 사실이 도출되었는지를 배우는 것이 더 재미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신화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신화는 왜 생겨났는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다면 역사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신화는 사실이 아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배우고 믿기보다는 우리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해야 하는 지를 배우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필요할 것 같다.

 

    최근 역사 분야의 책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을 이것저것 적어보았다. 역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데 매우 큰 통찰을 주는 도구이다. 교과서로 배우던 지루한 역사가 스스로 생각하면서 배우는 즐거운 역사로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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