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성벽을 무너뜨리자
파괴없이는 새로운 것을 세울 수 없다. 기원전 1세기 중엽, 카이사르는 500년 가까이 로마를 감싸온 세르비우스 성벽을 허문다. 성벽이라는 한계에 갇혀 있었던 로마를 끄집어낸 것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기 시작했고 로마의 경계를 넓혔다. 그리고 로마에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세르비우스 성벽은 수백년 동안 로마를 위기에서 구해준 존재이다. 불과 2백년 전, 한니발로부터 로마를 지켜준 것도 바로 이 성벽이었다. 로마인들에게는 따듯한 보금자리와도 같던 이 존재를 카이사르는 과감하게 파괴했다.
로마인들이 그랬듯 우리 삶에도 성벽과도 같은 경계가 존재한다. 나만의 안전지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안전지대는 중요하다. 안전지대가 있어야 상처를 회복할 수 있고, 새로운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성벽을 둘러치고 안전지대에만 머문다면 삶에는 발전이 있기 어렵다. 로마가 성벽을 부수지 않았다면 로마의 중심은 성벽 안으로만 한정되었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 만나는 사람, 머무는 곳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정한 한계를 부숴야만 성장할 수 있다. 만나본 적 없는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로부터 새로운 자극을 얻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머무는 곳을 바꾸면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기회를 얻게 된다.
처음에는 아마도 성벽을 부수는 것에 큰 망설임이 생길 것이다. 성벽을 부쉈는데 누군가 공격해오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이 앞설 것이다. 그것이 실제 전쟁터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사는 삶은 전쟁터와는 다르다. 마음의 성벽을 부순다고 해서, 나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새로운 것에 대한 낯섬과 긴장이 생겨날 뿐이다. 우리는 모두 새로운 것을 경계하도록 만들어졌다. 과거에 새로운 것은 위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는 새로운 것이 기회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벽을 한번에 무너뜨릴 필요는 없다. 한 발씩 내딛어보는 것이다. 친구와 함께 친구의 친구를 만나보고, 만나던 친구들 무리에 새로운 친구를 초대해보는 것이다. 평소 읽던 것과 다른 분야의 책을 한 페이지 넘겨보는 것이다. 그저 한발이면 된다. 그러면 그 한발이 우리는 저 멀리까지 데려다 줄 것이다. 큰 성취는 사소한 행동으로 시작된다.
202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