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의 균열을 막아라
조직에게 그리고 개인에게 내부의 균열은 외부의 충격보다 언제나 더 위협적이다. 외부의 충격이 상처를 주는 경우, 이것이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고치기가 쉽다. 또한, 외부의 적이 있으면 내부가 일치단결하여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더 좋은 발전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내부 균열은 이것이 쉽게 보이지 않아 위험하다. 균열이 생겨 무너질 때가 되어서야만 속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더구나 내부 균열은 쉽사리 치료가 되지 않는다. 마음이 무너지면 생각보다 이를 추스르고 다잡기가 어렵다. 약을 쓸 수도 없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하나의 문제가 이곳저곳에 얽히고 섥혀서 실마리를 찾아내기조차 어렵다.
스스로를 그리고 조직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균열에 항상 신경을 써야한다. 증상은 쉽사리 나타나지 않는다. 리더에 자리에 있다면 작은 현상들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특징을 갖는다. 조직에서 내부 균열이란 어떤 것이 있을까? 구성원들 간의 다툼이나 갈등, 의욕저하, 조직에 대한 불만, 비리, 비효율화, 관료제화와 같은 문제들이 있을 것 같다.
우선은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해서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만족도는 설문조사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도 있고, 퇴사율을 토대로 간접적으로 판단해볼 수도 있다. 내부 균열이 생기면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솔직한 대답을 유도하기 어려워서 불필요한 지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부정확하더라도 점수가 변동하는 경향성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블라인드나 잡플래닛 같은 곳에서 제공하는 지표를 간접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두번째는 생산성 지표를 살피는 것이다. 내부 균열이 생긴 조직에서는 매출이나 이익에 영향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물론 매출과 이익에는 워낙 수많은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내부 균열의 영향도를 명확히 가려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1인당 생산성 혹은 팀당 생산성을 살펴보며, 혹시나 생산성 하락의 원인이 조직내부 문제에 있지는 않은지 의심을 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사람들의 연결 관계를 살피는 것이다. 구성원 간에 충분히 연결이 있지 못하고 단절된 곳이 있다면 어떤 문제가 존재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 연결 관계를 살피는 것은 물론 쉽지 않다. 다만, 메신저 사용량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경향성은 볼 수 있을 것 같다. 회사 내의 네트워크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록, 조직의 실제 분위기를 느끼기가 어려워진다. 정보는 언제나 걸러져서 나에게 전달된다. 높은 지위에 있다는 것은 가공된 정보만을 전달 받는다는 뜻이다. 정보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생생한 정보를 찾고, 나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요청해야 한다. 눈과 귀를 열고 있어야 내부에서 생긴 균열을 미리 찾아내 해결할 수 있다.
2023.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