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돈을 쓰는 모습이 나를 말해준다
"내가 어디에 돈을 쓰는지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준다."
아마 한번쯤은 들어본 말일 것이다. 영수증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중 하나이다. 우리의 삶은 소비로 가득 차있기 때문에 돈을 어떻게 쓰는지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준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내가 어디에 갔고 무엇을 샀고 어떤걸 먹었는지를 말해준다는 정도의 의미는 아니다. 누군가는 버는 돈의 대부분을 술을 마시는데 쓰고, 누군가는 게임을 하는데 쓴다. 누군가는 옷을 사는데 돈을 쓰고, 누군가는 운동을 하는데 돈을 쓴다. 누군가는 도박에, 누군가는 매춘에 지출을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책을 사고 강의를 듣고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 돈을 투자한다. 내가 돈을 어디에 쓰는지는 내가 어떤 가치관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창이다. 이를 통해 현재 삶의 모습 뿐만 아니라 미래의 삶의 모습까지도 엿볼 수 있다.
돈이 나의 현재와 미래를 말해준다는 사실은 내가 돈을 쓰는 방법을 바꾸면 나의 현재와 미래가 달라진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출의 비중을 의식적으로 유흥에서 운동으로 바꾸어본다면 삶은 새로운 모습을 하게 될 것이다. 술을 마시던 데에 들어가던 시간은 나의 몸을 가꾸는데 들어가는 시간으로 바뀐다. 돈을 쓰는 방법을 바꾼다는 것은 무언가를 줄이고 무언가를 늘리는 일이기 때문에 이것이 가져오는 효과는 매우 극적일 수 있다. 술을 덜 마시는 만큼 건강해지고 동시에 운동을 하는 만큼 건강해진다. 게임에 쓰던 돈을 영어 공부를 하는데 사용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아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돈을 쓴다고 해도 나의 의지가 개입되지 않는다면 삶은 그대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출 비중을 꾸준히 돌아보면 나의 삶이 어디로 나아가게 될 지를 조금 더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다. 자기 반성을 통해 행동 변화에 대한 욕구가 생겨난다면 분명 행동 변화에 대한 강한 동력이 될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지출 비중에 전반적인 변화가 있었다. 물론, 지출 비중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삶이 조금씩 변하고 난 지금 뒤를 돌아보니 지출 비중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자기계발 비용이 작년보다 3배 정도는 늘어났다. 나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마음 먹은 뒤부터 운동, 학원, 책, 강의 등에 대한 지출이 크게 높아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의 삶의 방향도 자기계발로 맞춰져가고 있다. 이전에는 그저 지출을 줄이는데에만 집중을 했었다. 그런데 지출을 줄이면 투자도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자가 줄면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성과에는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그동안 나에 대한 투자가 적었기 때문에 내가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지금 이 시간에도 유흥으로 지출을 하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지금 이 시간에도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를 한다. 1년 뒤, 5년 뒤, 10년 뒤 이것이 어떤 차이를 가져올 지를 항상 생각하자.
2022.10.27.